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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원 싼‘흰계란’왠지 손이 안가네
롯데마트, 1판에 8490원 판매
고객 “색깔 낯설고 신선도 의문”


미국산 계란 판매가 대형마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계란 공급이 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높은 가격과 위생상태 우려로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질 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계란 공급 비상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산 수입 계란은 지난주부터 이미 공급됐다. 서울 구로구의 한 마트형 매장에선 지난 21일 오후부터 미국산 흰색 계란 400판(30구)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가격은 한 판에 8900원대였다.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계란 대란’의 해결사로 수입된 미국산 흰색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미국산 계란을 집어 계산대로 향한 고객도 있었지만, 주저주저하다가 계란을 도로 놓은 고객도 적지 않았다. 아직까지 구매에 대한 확신은 서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 중에선 처음으로 롯데마트가 23일 미국산 흰 계란 판매에 돌입했다. 가격은 싸졌다. 판매가격은 기존에 한판 8990원으로 책정됐었는데, 8490원으로 500원 싸게 변경 판매키로 한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격이 낮아진 데는 정부가 지난 16일 항공운송비 지원금을 톤당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확대한 것이 판매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대형마트는 높은 공급 가격을 이유로 미국산 계란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마트의 경우 국산 계란을 한판 당 7580원, 홈플러스는 한판 당 7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산 계란의 경우 이들보다 1000원 가량 비싼 가격인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산 계란의 경우 한 판에 9000원 가까운 가격대로 판매될 예정인데 높은 가격을 상쇄할 만큼의 제품의 질이 높거나 차별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가격 경쟁력이 높지않은 미국산 계란은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일부 유통업계가 꺼리는 미국산 계란이 실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지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 21일 매장에서 만난 주부 박금선(45ㆍ여) 씨는 “계란맛이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은데 색깔이 낯설기도 하고 가격도 싼 편이 아니어서 (사는 데) 망설이게 됐고, 결국 사지는 않았다”며 “국산 계란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명절에 쓸 것은 지난주에 다 사놨기 때문에 조금 더 생각해봐야 겠다”고 했다.

가격 외에 유통기한이나 위생상태에 대한 불확신도 소비자들이 수입산 계란 구매를 주저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계란의 유통기간은 법적으로 미국과 같은 45일이 적용된다. 하지만 수입을 위한 운송과 검사 기간 등으로 미국산 계란의 국내 유통기한은 짧아질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계란 신선도에 우려가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수입산을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트장을 보던 대학생 김모(25ㆍ여) 씨 역시 “색깔도 낯설지만 아무래도 미국에서 오면 시간이 걸려 오래된 계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며 “신선도에 대한 믿음을 준다면, 사는 이도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국내 유통기간인 30일을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민정 기자/korean.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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