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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악문 조선사들… 올해도 6만명 이상 일자리 잃을 전망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터널은 반드시 끝이 납니다”

지난 12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인사말에서 이같이 말했다. 수주절벽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조선업계를 떠나야 하는 인사들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 사장은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올해 인력 감축은 수주 상황을 봐가면서 조절할 예정이다. 수주가 괜찮으면 덜 하는 것이고 어려우면 더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약 1500명 가량이 희망퇴직 신청 등의 방법으로 회사를 떠났다.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을 떠나는 직원수가 올해에도 대략 1500명 가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은 분사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수주잔량이 빠르게 줄면서 일감 자체가 줄어든 탓이 크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11월말 수주 잔량은 93척(117억7000만달러)에 불과하다. 200척 규모의 선박 생산량을 자랑했던 현대중공업임을 고려하면 일감이 급격히 쪼그라 든 것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은 비조선 부문 등 현대중공업 그룹을 모두 6개사로 쪼개는 경영혁신 방안을 추진중이다. 분사는 주총을 거쳐 오는 4월말께 완료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수의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신규 수주 부족과 수주 잔량 감소 등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약 2000명 가량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수주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 이같은 우울한 전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상황이 좋다는 조선 빅3 회사의 구조조정이 이같이 고강도로 이뤄진다는 것은 하청업체 등 조선업 일자리는 더 가파르게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오는 2017년 말까지 최대 6만3000명의 조선업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조조정 태풍 급이다. 오는 3월말께 나올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선 각 회사별로 어느정도 규모로 일자리가 줄어들었는지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높고 조선사들의 수주잔고 부족으로 선주들이 발주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 신규 발주는 더디게 늘어날 것”이라며 “조선사들의 현금흐름은 더욱 악화돼 재무구조가 취약한 조선사들 순으로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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