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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국민께 송구스럽고 죄송”
피의자신분 출석…특검, 최순실 대가성 지원 의혹 집중 조사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이 ‘청와대-삼성 뇌물수수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1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짙은 감색 양복과 와인색 넥타이 차림으로 검은색 세단차량을 타고 온 이 부회장은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찬성표를 받는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 등에 수백억원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굳은 표정의 이 부회장은 ‘최순실 씨 일가 지원 직접 지시했냐’, ‘국민들 노후자금 경영권 승계에 이용했단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박 대통령에게 직접 지시 받은 건가’,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대가였나 지원금이었나’,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냐. 삼성 임직원들의 범죄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또 ‘다른 글로벌 기업이랑 다르게 삼성만 이런 범죄에 연루가 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냐’, ‘검찰수사선상에 너무 많이 오르는 것 아니냐’, ‘청문회에서 지원 대가성 없다고 하셨다’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날 특검 사무실 앞에는 새벽 6시부터 취재진과 삼성 측 관계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주요 외신들 역시 생중계를 준비하며 관심을 보였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민원처리를 대가로 최순실(61ㆍ구속수감) 씨에게 특혜성 지원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삼성은 최 씨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와 200억원 상당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을 송금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했다. 또 최 씨 조카 장시호 씨가 설립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특검은 이런 특혜지원이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 간의 독대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 말씀자료,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 업무수첩 등을 통해 대가성 여부를 입증할 계획이다.

또 장 씨가 특검에 제출한 ‘제2의 태블릿PC’에서 코레스포츠 설립과정 및 삼성 지원 관련 이메일 내용까지 나오면서 이 부회장 뇌물공여 혐의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혐의가 뇌물공여가 될지 제3자 뇌물공여가 될지 기타 혐의가 추가될지는 소환 조사 이후 판단할 것이다”고 했다. 이어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원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혀 신병처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특검팀은 또 이 부회장의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했다고 보고 국회에 고발요청을 해둔 상태다.

이 부회장의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는 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 역시 고강도로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의 피의자 신분 특검 조사는 2008년 ‘삼성특검’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 부회장은 ‘증거 불충분’ 무혐의 처분받았다. 이건희 회장은 배입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인정돼 형을 선고받았다.

김진원·고도예 기자/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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