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경유지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그래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회동했다. 차이 총통의 이번 미국 방문은 지난달 초 단교 37년 만에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미ㆍ대만 정상급 간 전화통화를 한 이후 첫 방문이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측과의 회동 여부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렸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은 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차이 총통을 만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무기 판매와 외교 교류, 경제 관계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양국 관계를 향상할 기회에 대해 서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간의 경제 협력을 심화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면서 “대만 시장에 대한 접근 확대는 텍사스 지역의 농부와 목장주, 소기업들에 모두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는 캘리포니아에 이어 미국 내에서 두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주다. 차이 총통 측은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휴스턴에서 하룻밤을 머물 예정이라고 앞서 밝혔다. 그는 순방을 마치고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인 13일 샌프란시스코에도 경유할 예정이다.
중국은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에 대해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크루즈 의원은 “중국 영사관에서 휴스턴 지역 의원들에게 차이 총통을 만나지 말 것을 요청했다”면서 “미국에서는 우리를 찾는 방문객의 만남 여부를 우리가 결정한다는 것을 중국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회동은 중국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우리가 법적으로 방어해야 하는 동맹인 대만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에 누굴 만날지에 관한 거부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적합하다고 생각하면 대만(총통)을 포함해 누구든 계속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과 핵심 측근들과의 만남은 예상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