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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AI 확진…“사람전염 불안”vs“학대 말라”갑론을박
“유기묘 등 예방적 살처분”주장

동물보호단체 “美서도 전례없어”

전문가들 “과도한 공포 피해야”


경기도 포천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고양이가 H5N6형 고병원성 조류독감(AI)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택가 근처에 있는 유기묘, 유기견들에 대한 불안감과 이를 계기로 동물 학대가 발생하지 않을까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일로 고병원성 AI가 의심돼 살처분한 가금류의 개체수가 30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연일 경신 중이다. 이런 상황 속에 포유류인 고양이까지도 AI 확진 판정을 받으며 같은 포유류인 사람에게도 전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수공통전염병’ AI에 대한 불안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검역 당국에서는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AI에 감염된 고양이와 접촉한 사람 중 이상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폐사 고양이와 접촉한 집주인 등 12명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관찰 중이며, 계절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6명)에 대해 접종, 12명 모두에게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토록 했다. 죽은 고양이와 아직 살아있는 3마리에 대해서도 검사가 진행 중이며 함께 사육되던 개 2마리에 대해서도 AI 검사를 실시했다.

다만, 검역 당국은 “AI 양성반응이 나온 개나 고양이 등은 가축예방법에 따라 살처분을 고려 중”이라며 “동물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유기묘나 유기견 등을 인위적으로 포획해 살처분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국에서 유기묘와 유기견에 대한 살처분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나섰지만, 여전히 유기모와 유기견에 대한 동물 학대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온라인 상에서는 벌써부터 “AI를 옮길 수도 있는 유기묘나 유기견에 대해서는 왜 살처분을 하지 않느냐. 초동 대응을 제대로 못하는 정부가 무능하다”는 식의 주장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미국 보건당국도 고양이가 걸린 AI가 사람에게 옮길 확률은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도심의 경우 유기묘들이 새를 잡아먹거나 하는 일이 많지 않은 만큼 AI에 걸릴 가능성도 낮아 큰 우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을 죽이고 살리는 일은 예방적인 경우라 할 지라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라며 “AI를 막기 위해 모든 철새에 대해 살처분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 만큼 예방적 차원에서 유기묘와 유기견들을 살처분하자는 주장은 논리에 비약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고양이로부터 AI 인체감염의 위험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I가 조류에서 개나 고양이와 같은 포유류에게 옮겨진 경우는 있지만 포유류 간의 AI 감염 사례는 아직 발견된 바 없다”며 “다만 가능성을 열어놓고 주의해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광범위하게 확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과도하게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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