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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기사 환갑시대②]‘아흔살 기사도 현역? ’승객은 불안합니다
-서울시내 택시기사 최고령은 88세…사고위험 등 우려

-교통사고 고령자 비중 42%…2011년 보다 15%p 높아

-정부, 65세 이상 택시기사 자격유지검사 의무화 추진



[헤럴드경제=강문규ㆍ이원율 기자]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소공동 한 호텔 주차장에 진입하던 75세 모범택시가 주변 화단을 충돌한 데 이어 주차된 고급 승용차 4대를 연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택시 기사는 초반에 “운전을 40년 했는데 이런 사고를 내겠냐”며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이 영상 증거를 내놓자 본인 과실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 씨가 고령이어서 순간적인 실수로 사고를 낸 듯하다”고 말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지만 승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해 서울 개인택시 교통사고 10건 중 4건 이상이 65세 이상 운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지만 승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서울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평균 연령은 61.4세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개인택시 교통사고 중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6.3%(527건)에서 올해 8월까지 41.6%(526건)으로 15.3%포인트 높아졌다. 개인택시 65세 이상 운전자 비중(35%)보다 사고율이 더 높다. 서울시는 운행거리별 사고율은 고령 택시기사가 현저히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 택시의 68%를 차지하는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평균 연령은 61.4세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최고령 드라이버는 88세 할아버지 3명, 1928년에 태어난 이들은 아직도 운전대를 잡고 서울 시내를 누비고 있다.

65세 이상이라도 건강하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고령 운전자가 상대적으로 신체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상황 인지ㆍ 예측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커지는 만큼 고령 운전사 관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만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도 고령 버스기사와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마다 ‘자격유지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고령 택시기사도 때마다 운전적성정밀검사 가운데 자격유지검사를 받도록 내년 중 여객자동차법 시행규칙을 고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 시행규칙을 보면 버스기사 등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용 자동차를 운전하려는 사람은 만 65세 이상 70세 미만이면 3년마다, 70세 이상이면 해마다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택시기사만 대상에서 빠져있다.



자격유지검사는 어디까지 볼 수 있는지 측정하는 시야각검사, 시각ㆍ운동 협응력을 살피는 신호등검사, 선택적 주의력을 검사하는 화살표검사, 공간판단력을 보는 도로찾기검사, 주의지속능력을 확인하는 추적검사, 다중작업능력을 평가하는 복합기능검사 등 7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령 택시기사에 대한 안전관리가 담보되지 않는 한 택시산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계속될 것”이라며 “고령 택시기사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법ㆍ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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