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트리에 상상도 못할 가격이 숨어있기도 합니다. 진짜 나무로 만든 트리라면 나무 자체도 비싼데다가, 트리에 매달아 놓는 장식들이 어마어마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아니라 금으로 만든 트리도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현재까지 가장 값비싼 것으로 주목받은 크리스마스트리의 기록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UAE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 트리
‘오일 머니’가 반짝이는(?) 중동 아랍에미리트의 한 크리스마스트리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에미레이트 팰리스(Emirates Palace)라는 이름의 7성급 호텔의 트리인데요. 우리나라 관광객에게는 ‘금가루 커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름대로 정말 궁전같은 건축물에, 정원도 특별하게 가꿔진 호텔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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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에 설치된 세계 최고가 트리 (출처 mostluxuriouslist) |
2010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처음 설치된 이 트리는 매년 관광객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13미터 높이의 화려한 트리가 로비 중앙에 우뚝 서 있죠. 이 트리는 나무 자체의 가격만 1만달러(1200만원)이고요, 장식까지 모두 합한 금액은 1100만달러(132억2200만원)나 됩니다. 그해 기네스북에 가장 비싼 트리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이 트리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가격이 나가는 걸까요?
181개의 값비싼 보석들이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다이아몬드, 진주, 에메랄드, 사파이어…, 보석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 보석들로 만들어진 시계와 목걸이 등이 화려함을 더합니다. 호텔 측에 따르면 트리에 장식된 보석은 모두 ‘빌린 것’이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고 트리를 철거할 때 원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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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에 걸린 보석들 (출처 wonderfulinfo.net) |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무슬림 국가이지요. 이 나라의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석유 부호들 대부분은 무슬림입니다. 무슬림과 크리스마스트리,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10년 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이 이 호화로운 트리를 설치했을 때 한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전통을 뛰어넘은 것 아니냐”고요. 다른 아부다비 호텔들도 대부분 트리를 설치하고 있었지만, 워낙 값비싼 이 트리에 논란이 집중된 것입니다. 호텔은 논란 해명에 직접 나서며 아랍에미리트가 ‘개방성’과 ‘관용’에 기본을 둔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2. 도쿄 긴자 타나카 주얼리샵 순금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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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으로 만든 트리도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 있는 ‘긴자 타나카’라는 보석 상점은 지난 2012년 이 트리를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트리의 이름은 ‘디즈니 골드 크리스마스트리’. 디즈니 탄생 110주년을 맞아 디즈니 재판과 공동 제작한 특별한 트리였습니다.
무게만 40kg입니다. 순금 40kg의 가격이 얼마나 될까요? 여기에 미키마우스, 팅커벨, 신데렐라 등 50개의 디즈니 인기 캐릭터들도 표현돼 있습니다. 높이 2.4m, 둘레 1.2m인 이 트리의 가격은 420만달러(45억원)에 달합니다. 수공예 전문가 10명이 두 달여에 걸쳐 직접 손으로 만든 트리라고 합니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초록색 트리가 아닌, 금색으로 반짝이는 트리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3. 홍콩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LED 크리스마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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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가면 ‘스와로브스키 트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매년 다른 모양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로 장식된 LEO 트리가 홍콩국제공항이나 시내 광장에 세워지곤 합니다. 홍콩에서 매년 열리는 윈터페스트(Winterfest)의 전통 중 하나인데요. 보통 한 트리에 4만개가 넘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로 장식되어 있다고 합니다. 여성 주얼리 브랜드의 이름 ‘스와로브스키’의 이름도 선명히 새겨져 있고요.
그렇지만 이 트리의 가격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그저 보석뿐만이 아니라 트리의 골격을 이루는 메탈, 그리고 LED로 장식된 특별함이 이 트리를 더욱 값비싸게 보이도록 하죠.
4. 일본 도쿄 타카시마야 백화점 크리스마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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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카시마야 백화점은 2013년 가격이 180만달러(21억6700만원)로 추정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웠습니다. 400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반짝거림을 높였죠. 컵과 촛불 장식이 특징적이고 트리의 꼭대기에는 금으로 된 별 하나가 올라가 있습니다.
이 트리가 설치돼있는동안 이 백화점의 경비가 매우 삼엄했다고 합니다. 트리에 장식된 값비싼 장식물을 누군가라도 탐 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었죠. 백화점의 경비들은 계속해서 누구든지 트리를 건드리지 않도록 감시해야 했습니다.
5.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크리스마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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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Overdrive) |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중심인 캐피톨(Capitolㆍ국회의사당) 앞에도 매년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됩니다. 1964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죠. 이 트리는 매년 이곳에 설치됐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다시 땅에 심어져서 보존됩니다.
세간의 소문에 따르면 이 나무의 값만 100만달러(12억원)가 넘는다고 합니다.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의 트리나 순금으로 된 트리가 생기기 전에는 한때 ‘세계 최고가’ 트리를 자랑했을 것입니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