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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트럼프 F-35→F-18 변경 가능할까? 한국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군용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가 너무 비싸다”며 그보다 저렴한 F-18 슈퍼 호넷의 가격 견적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실제로 트럼프가 미군 전투기 기종을 바꿀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트럼프는 미군 공군력의 엄청난 후퇴를 감수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가격 절감을 이뤄낼 수 있을 지는 확실치 않다.
F-18 슈퍼 호넷 이륙 장면

전투기의 4.5세대로 불리는 F-18과 5세대로 불리는 F-35는 스텔스 기능 유무에서 일단 급이 다르다.

F-35를 F-18로 교체할 경우, 미군 군사전략까지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F-18 가격이 F-35에 비해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점, 계약 파기에 따라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가 F-18을 최종 선정하려면 F-35 포기에 따른 위약금 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F-18 가격이 현격히 낮아야 한다는 얘기다.

F-18은 미국 보잉사가 약 1500여대를 생산했고, 미군이 약 1000여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당 가격은 약 4000만달러(약 480억원)로 알려졌다.

F-35의 대당 단가는 2013년 기준 1억1200만달러(약 1300억원)이었지만, 현재 9600만달러(약 1100억원)으로 낮아졌다. F-35 1대를 포기하면 F-18 2대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F-18은 미 해군이 항공모함에서 사용하는 전투기다.

미군의 F-35 보급계획에 따르면, 미군은 향후 총 3790억달러(약 456조)를 들여 2443대의 F-35 및 관련 시설을 전력화할 계획이다. 2443대는 공군용인 F-35A 1763대, 해병대용 F-35B와 해군용 F-35C 680대로 구성된다.

트럼프가 F-35 대체 전투기로 F-18을 언급했다는 것은 F-35B, F-35C를 F-18로 바꿀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F-35B와 F-35C 680대의 가격은 약 130조원 수준. 이를 절반 가격 수준인 F-18로 교체할 경우 약 70조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관건은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 규모가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F-35 제조사인 록히드마틴 측과 위약금 산정 등의 과정에서 ‘빅딜’을 성사시켜 위약금 규모를 크게 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트럼프는 미군 당국에 F-35 대신 F-18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리기 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군 고위급 인사 6명을 불러 비용 절감 문제를 논의했다. 또한 록히드마틴과 보잉의 최고경영자(CEO)도 면담해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트럼프의 행보가 장기적 관점에서 미군의 군사력에 퇴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항상 다른 나라보다 한 발 앞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무기를 개발하고 전력화해 온 미군이 이번에 비용 절감을 이유로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전력화를 미룰 경우, 미군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미 군수업체들 길들이기용이 아니라 실제로 전투기 교체에 나설 경우 미군 당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트럼프의 의지에 따라 미군이 F-35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경우 미군은 미래 군사전략 자체를 다시 수립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트럼프는 장래 미군의 전력 약화를 우려한 미군 군부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행보에 맞춰 한국 측도 F-35 수입계획을 수정하거나 폐지할 수 있을까.

우리 군 당국은 ‘비용 문제로 전투기 기종을 바꿀 수 있다’는 트럼프식 발상 자체가 넌센스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약 7조3000억원을 들여 F-35 40대를 2018년부터 매년 10대씩 2021년까지 총 40대를 수입한다는 계약을 미국 정부와 체결했다”며 “이런 계약을 뒤집는다는 발상 자체가 전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는 기업 경영에 능한 트럼프가 군수업체 길들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 현실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 F-35의 엄청난 비용으로 경비가 초과하는 점에 근거해 보잉에 F-18 슈퍼 호넷의 가격 견적을 요청했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트윗 이후 뉴욕 증시 시간외거래에서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2% 가량 떨어지고, 보잉의 주가는 0.7% 올랐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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