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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푸드? 편하게 먹을 ‘집밥 식재료’죠”
-‘스타 셰프’ 강레오 반얀트리 식음료부 이사…퀴노아·아마란스·저스트 주스 등 활용 ‘테이스트 오딧세이’ 메뉴 선사



“기대없이 와서 많은 재미를 가져 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일부러 메뉴는 무심하게 적어봤습니다. 당일에 오시면 제가 직접 서브(Serve)하며 왜 이 재료를 사용했는지, 하나하나 설명해드릴 예정입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의 ‘더 페스타 비스트로 앤 바’에서 만난 강레오 반얀트리 식음료부 이사는 오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릴 15번째 ‘테이스트 오딧세이(Taste Odyssey)’의 메뉴가 담긴 리플렛을 들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대중들에겐 반얀트리 식음료를 책임지는 총괄보단 스타 셰프로 더 익숙한 그는, 확실히 ‘이사’보단 ‘셰프’라는 칭호가 더욱 몸에 잘 맞는 느낌이었다.



미식 프로모션인 테이스트 오딧세이도 ‘이사’ 강레오보단 ‘셰프’ 강레오의 손에서 태어났다. ‘진짜 농부’들의 철학이 담긴 의미있는 식재료를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욕심에서였다. 그는 이를 통해 매달 한 번, 한 가지 재료를 주제로 건강하면서도 눈과 입이 즐거운 다양한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강 셰프가 선택한 재료는 ‘슈퍼 곡물’이다. 프리미엄 내추럴푸드 브랜드인 올가니카와의 협업을 통해 올가니카가 판매하는 퀴노아, 렌틸, 아마란스 등을 활용한 만찬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말로는 ‘기대없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지난 14번의 테이스트 오딧세이가 그러했듯 이번에도 ‘재료가 가진 특성을 고스란히 살린 재료들을 선보일 생각’이다.

다소 생소한 조합의 ‘오이스터(생굴)와 클렌즈 주스’ 메뉴는 올가니카의 ‘저스트 클렌즈’를 활용해 오이스터슈터(Oyster Shooter)를 만들 예정이다. 강 셰프는 “클렌즈는 디톡스할 때나 먹고, 슈퍼푸드는 건강을 생각해 먹는 게 아니라, (편견을 깨) 집에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란 걸 알려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통념을 넘어선 창의적인 요리는 또 있다. ‘연어 콘피와 아마란스, 렌틸 범벅’은 아마란스, 렌틸, 퀴노아 라이스 크런치를 이용해 옥수수 범벅 스타일의 요리로 재탄생시킨다. 메인은 테이스트 오딧세이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진행되는 만큼 칠면조 요리로 준비한다. 칠면조 뼈를 다 발라낸 뒤 슈퍼 곡물과 칠면조 살을 섞어 스트링으로 묶어 로스팅해 넣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미 조리된 형태로 출시된 올가니카의 ‘쫀득한 군고구마’와 올가니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슈퍼 곡물을 활용해 ‘곡물, 고구마 푸딩과 클렌즈 소벳’도 선보인다. 이미 완제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반 건조된 고구마를 어떤 식으로 디저트화(化) 하실 생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강 셰프는 “반건조한 고구마의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아, 이걸 라이스푸딩 위에 얹으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결국 강 셰프의 이번 15번째 테이스트 오딧세이는 ‘식재료가 가진 특성을 십분 살리되, 본연의 식감이나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한편 강 셰프의 이같은 능력은 식재료에 대한 강 셰프의 무한 사랑과 무관치 않다. 강 셰프는 “보통 지방 취재를 많이 다니는 사진 기자분들이 1년에 4만~5만㎞를 주행한다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엔 1년에 5만㎞를 달린다”면서 “요리를 하지 않는 시간엔 항상 지방 어딘가에 가서 식재료를 찾든가, 현지 농부나 어민 등과 끊임없는 소통을 나눈다”고 말했다.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식재료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요리에 대한 무한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벌써 전국 161개 시ㆍ군 가운데 120곳의 농가 등을 방문했고, 원양어선을 제외하곤 안 타본 배가 없을 정도가 됐다.

이들에게 많은 것을 얻는 만큼 되돌려줘야 한단 생각에 가공식품 아이디어 레시피 등도 공유하고 있다. 최근엔 귤값이 많이 떨어졌단 얘길 듣고 제주도 귤 농가를 찾아 귤을 활용한 디저트 파이 등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강 셰프는 “농민 분께서 귤 농사 40년 동안 이런 건 처음 먹어봤다며 좋아하셨다”면서 “그걸 제주도 특산품처럼 가공식품으로 만드실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강 셰프는 좋은 식재료가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교두보임은 물론,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믿는다. 그는 “누군가 저에게 테이스트 오딧세이를 왜 계속 하느냐고 물을 때마다 ‘재료가 좋아 전 별것 안 해도 되기 때문’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면서 “사람들이 어렵게 접근하고 몰라서 그렇지, 재료만 좋다면 물을 끓이고 불만 피워도 좋은 요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셰프는 “좋은 재료들을 소개할수록 농가도 더 좋아지고, 저희도 (고객에게) 신뢰받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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