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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 때문에 더 멀어진 LCC의 ‘차이나드림’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올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700만명을 돌파하고 국내서 중국으로 가는 국제선 여행객들이 10년새 3배 가까이 늘 정도로 한중 항공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을 더 넓혀야 한다는 데 정부와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며 연내 중국 신규 취항지를 발굴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정부의 비협조에 이 같은 기회가 사실상 물건너갔다. 

2012년 제주항공이 인천~중국 칭다오 노선 취항식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제주항공]


우리 정부의 요청에도 중국 정부가 외면하면서 중국 하늘길 확장 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국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작용한 일종의 ‘사드 보복’이란 분석이 따르고 있다.

특히 대형 국적 항공사 대비 중국 노선을 적게 갖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들이 중국 신규 취항을 노렸지만, 양국 회담이 무산되면서 LCC들의 중국 노선 확장 가능성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21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우리 정부에 항공회담을 연기하자고 통보해 왔다. 중국과 한국에 항공기를 취항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항공회담을 열어 운수권을 확보한 뒤 각국 항공사에 배분해야 한다. 중국은 산둥성과 해남성, 한국은 제주와 무안만 오픈스카이로 지정됐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운수권이 있어야 취항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번 항공회담이 무위로 돌아가자 업계에서는 국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가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도 사드 배치를 회담 무산 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을 뿐 구체적인 이유 없이 연기하자는 입장만 받았다”며 “올해가 며칠 남지 않아 중국과의 항공회담은 해를 넘겨 정확히언제 열릴지 기약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2014년 17개 노선, 지난해 6개 노선이 배분됐으나 올해는 단 1개의 중국 노선도 신규로 발굴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면서 LCC들의 중장기 노선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중국은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여행객을 창출하는 나라고 오가는 탑승률이 가득히 맞아떨어져 수익성이 높은 노선으로 꼽힌다. 한 LCC업체 관계자는 “나가고 돌아오는 비행기가 IN-OUT 수요가 비슷하게 많아야 알짜 노선이라 볼 수 있는데 동남아의 경우 국내서 갈 때는 탑승객이 가득이지만 돌아올 때는 그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반면 중국은 오갈 때 탑승객이 비슷하게 많아 LCC 대부분이 중국을 주요 확장 노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인천에서 출발하는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취항 노선들이 국내 LCC들이 희망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주요 LCC업체 중 이 같은 노선을 확보한 항공사는 없다.

전체 중국 노선을 비교해도 LCC는 양대 대형 국적 항공사 대비 현저하게 부족한 중국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중국 본토만 30개, 홍콩과 마카오 등을 합쳐 35개 노선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32개의 노선에 운항 중이다. 그에 비해 LCC 1위 제주항공은 타이베이를 더해도 4개, 진에어는 홍콩과 마카오를 더해도 4개에 불과하다. 이스타항공은 9개지만 인천발 노선은 홍콩까지 합쳐 2개에 그친다.

중국 노선 매출 비중도 큰 차이를 보인다. 대한항공은 전체 노선 중 중국이 15%, 아시아나항공은 20% 수준이지만 제주항공은 단 5% 정도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 신규 노선을 확보해 LCC업체 들에 배분하는 것이 주요 정책방향이지만 가뜩이나 중국 정부가도시별 진입 가능 항공사 수를 제한하고 있는데다 이번 항공회담마저 연기돼 정부의 정책 추진도 난관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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