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진 숨은 조력자’김정일 여사 별세…“소박한 장례”유언
그림자 내조로 그룹성장에 큰 도움

베트남전땐 현지사업 궂은일 담당

‘검약·이웃사랑실천 모범’의 한평생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모친인 김정일 여사가 15일 인하대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인 김 여사는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부인이다. 슬하에 장녀 조현숙 씨와 장남 조양호 회장, 그리고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등 4남 1녀를 뒀다. 며느리로는 이명희ㆍ최은영(유수홀딩스 회장)ㆍ구명진 씨가 있으며, 법무법인 광장의 설립자인 이태희 변호사를 사위로 두고 있다.

故 김정일 여사

지난 1923년 7월 28일(음력)에 출생한 김 여사는 조 창업주와 1944년 5월에 백년가약을 맺고 한평생 현모양처의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둘째 며느리였던 그는 맏며느리 역할을 하며 집안 살림을 도맡아 시어른을 봉양하고, 학교를 다니던 어린 시누이와 시동생들을 어머니처럼 보살피고 뒷바라지 했다.

김 여사는 또 1945년 11월 설립된 한진상사가 글로벌 종합물류 기업인 한진그룹으로 성장하는 데 숨은 조력자 역할도 했다.

조 창업주가 베트남 전쟁 중 현지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할 당시 김 여사는 전장에 함께하면서 현지에 마련된 김치 공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최근까지도 한진그룹 공익재단 중 하나인 정석물류재단의 이사장을 맡아오면서 물류분야 연구지원 등 학술연구지원사업과 장학사업을 펼쳐왔다.

김 여사는 검약하면서도 이웃 사랑을 한평생 실천해왔다고 한다. 추운 겨울에도 필요한 방에만 난방을 넣는 등 절약하면서도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는 아낌없이 나눠주는 삶을 살았다.

김 여사는 임종을 앞두고 남은 이들이 힘들지 않도록 모든 장례 절차는 자신이 조금씩 모은 쌈짓돈으로 소박하게 치러주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독실한 원불교 신자이기도 했다. 고인의 법명은 창해, 법호는 성타원이다.

김 여사는 남편과 자녀들을 위해 늘 지극 정성으로 기도했다고, 한다. 그런 아내의 정성은 조 창업주가 사업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바탕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이며, 발인은 19일 오전,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선영이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