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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때 영양상태 불량하면 아이 당뇨 걸릴 위험 높다
-미ㆍ중 공동연구, 아이 후손에게도 대사장애 유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임신 당시 심하게 굶주렸다면 수정된 태아는 나중에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당증 같은 대사장애는 아기의 후손에게까지 유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미국 브라운대학과 중국 하얼빈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은 중국에서 혹독한 기근이 발생한 1959~1961년 즈음에 잉태되고 태어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당뇨병 유병률을 등을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중국에선 대약진운동의 후유증과 잇따른 가뭄 등으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을 정도로 기근이 심했다.

연구팀은 기근 때와 그 직후 몇 년 동안에 각각 태어난 하얼빈지역 주민과 그 자식 등 총 3000여 명의 혈당 수치와 2형 당뇨병 유무를 검사했다. 또 인터뷰를 통해 부모가 당시 겪은 굶주림 상황을 확인했다.

그 결과 기근 때 잉태된 사람 중 31.2%가 고혈당이었고, 11.2%가 성인당뇨를 앓고 있었다. 반면 기근이 지난 뒤 몇 년 사이에 잉태된 사람 중 고혈당은 16.9%, 당뇨는 5.6%에 불과했다.

흡연과 신체활동량을 비롯해 혈당과 당뇨 발생에 미칠 다른 요인들을 모두 반영해 조정한 결과 모태 속에서 기근을 겪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당이 될위험이 1.93배, 당뇨에 걸릴 위험은 1.75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대사장애가 기근과는 무관한 그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줬다는 점에 주목했다.

부모가 태아 때 기근을 겪지 않았다면 그 자녀들의 고혈당 비율이 5.7%였다. 반면 아버지가 태아 때 기근을 겪었다면 이 비율이 10%, 어머니가 겪은 사람은 10.6%, 부모 둘 다 겪은 사람은 11.3%로 높았다.

다른 변수들을 조정한 결과 부모가 모두 기근이었을 때 잉태됐다면 그 자식이 고혈당에 걸릴 확률은 기근을 겪지 않은 부모의 자식에 비해 2배 높은 것으로 계산됐다.

2형 당뇨에 걸릴 위험은 통계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현재 20~30대 청년인 이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계속 추적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기존 동물실험 등에선 이를 뒷받침하는 인과관계나 생물학적 기전이 어느 정도 밝혀져 있다.

쥐 대상 실험에선 상당 기간 굶주린 경우 대사장애가 일어나고 그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굶주림이 내분비체계에 변화를 주고 관련 유전자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장기간 심하게 굶주리면 몸이 칼로리 소비와 대사를 최소화해 당분 등 영양을 지나치게 축적하는 쪽으로 변하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영양학회지’(AJCN)에 최근 게재됐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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