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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1988’…대선 앞두고 교섭단체 군웅할거?
새누리당 친박·비박 갈라서면
국회교섭단체 4당체제로 재편
28년전 ‘3金+민정당’시절과 흡사
비박·국민의당 정계개편 축으로


14일까지 새누리당 내 친박(親박근혜계)과 비박(非박근혜계) 간의 갈등이 내전 수준으로 치달으면서 ‘분당’(分黨)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비박계 주축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13일 “탈당과 분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친박계가 비박계와의 타협을 거부하고 당권을 강화하는 한편, 박 대통령 징계안이 계류 중인 윤리위원회마저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비박계는 당 잔류의 명분과 여지를 잃었다.

비박계가 탈당해 새누리당이 분당하면 국회는 교섭단체 기준 ‘4당체제’로 재편된다. 친박여당과 비박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다. 민주당은 다시 제1당이 된다. 여당은 ‘반쪽’이 된다. 친박 중심의 구당 조직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 60명선, 비주류 모임 ‘비상시국회의’핵심이 40명 안팎, 중도가 30명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분당 후 당장 친박여당은 적어도 70~80명선, 비박당은 40~50명선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4당 체제’가 되면 곧바로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정치사로 보면 교섭단체 기준 4당 체제는 28년 전인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만들어진 적이 있다. 집권당 민정당이 125석이었고 평화민주당 70석, 통일민주당 59석, 공화당 35석이었다. 의석수만 보자면 현재와 분포가 비슷하다. 보수여권과 진보 색채의 야권이 각각 2당씩이었던 점도 유사하다. 당시에도 4당체제는 대선을 앞두고 2년만에 깨졌다. 1990년 민정당과 통일민주당이 합당해 ‘민주자유당’이 출범했고,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교섭단체 조건을 무시하면 4당체제는 지난 1996년 제15대 총선에도 있었다. 당시 결과는 신한국당 139석, 새정치국민회의 79석, 통합민주당 15석, 자유민주연합 50석이었다. 이 체제도 이듬해 대선 직전 신한국당이 통합민주당과 합당, ‘한나라당’을 만들면서 깨졌다. 1997년 대선에선 새정치국민회의ㆍ자민련이 손잡은 ‘DJP연합’(김대중-김종필 연합)이 한나라당과 대결에서 승리했다.

4당 체제가 되면 정치권에선 비박당과 국민의당이 정계개편의 두 축이 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신보수와 중도(세력)가 손을 잡고 좌파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비박계 대표 대권 주자인 유승민 의원에 대해 “(유 의원이) 새누리당에 계속 있는 한 연대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비주류의 새누리당을 탈당을 전제로 ‘연대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등 민주당 주류에 대항한 ‘반문연합’이 비박당과 국민의당을 축으로 ‘신보수-중도 연대’형태를 띨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5당체제’까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내 10여명으로 파악되는 손학규계가 탈당해 독자세력을 구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손학규계인 양승조 의원은 13일 손 전 고문을 가리켜 “대통령직을 가장 잘 수행할 사람”이라고 해 당 내에 논란을 일으켰다.

4당체제든 5당체제든 정치세력의 노선ㆍ이념별 스펙트럼로는 강경보수(친박)-개혁보수(비박, 정의화, 이재오)-중도(국민의당, 손학규계)-진보(민주당 주류)-강경진보(정의당) 구도다. 그리고 정계개편의 원심력은 ‘개혁보수와 중도’에 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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