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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킬앤하이드’ 월드버전 “배우를 보지말고, 작품성을 보라
대구서 첫공연 부산·광주등 전국 순회

토종-브로드웨이 배우 강렬한 조화

영국 빅토리아시대 화려한 의상 볼거리

‘지금 이순간’ 부를땐 배우·관객 전율

“아시아·유럽 등 세계공연이 최종목표”


“지금 내게 확신만 있을 뿐, 남은 건 이제 승리뿐.” 세계 시장으로 도약을 앞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 팀의 의지는 지킬 박사의 신념처럼 굳고 단단했다. “오직 작품성으로 정면 승부하겠다”고 내비친 자신감은 무대에서 고스란히 증명됐다. 객석에서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탄성과 박수 소리는 글로벌 프로젝트 성공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신호탄처럼 들렸다.

지난 1일 대구에서 첫 발을 내딛은 지킬앤하이드 월드버전 월드투어는 한국 창작진을 중심으로 제작하되, 미국 브로드웨이 현지에서 배우들을 캐스팅해 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해외 무대로 역수출시키는 공연으로 기획됐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현재 포화상태인 한국 뮤지컬 시장을 벗어나 세계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콘텐츠를 세계화하는 것은 프로듀서로서 당연한 목표였다”라고 설명했다. 박남희 기자/banami@newsculture.tv

지난 1일 대구에서 첫 발을 내딛은 월드투어는 한국 창작진을 중심으로 제작하되, 미국 브로드웨이 현지에서 배우들을 캐스팅해 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해외 무대로 역수출시키는 공연으로 기획됐다. 2004년 ‘지킬앤하이드’ 국내 초연 이후 1000회 이상 공연을 거듭해온 오디뮤지컬컴퍼니는 10여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새로운 프로덕션에 압축해 ‘월드 클래스’의 품격을 뽐냈다.

앞서 국내 공연 당시 조승우, 류정한, 박은태, 홍광호 등 스타 배우들이 타이틀 롤을 맡으면서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영어로 진행되는 이번 월드 투어를 위해 컴퍼니는 브로드웨이에서 오디션을 열어 브래들리 딘, 카일 딘 매시, 다이애나 디가모 등을 주역으로 발탁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스타캐스팅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배우에 대한 편견 없이 온전히 작품 자체만 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대구에서 첫 발을 내딛은 지킬앤하이드 월드버전 월드투어는 한국 창작진을 중심으로 제작하되, 미국 브로드웨이 현지에서 배우들을 캐스팅해 아시아, 미국, 유럽 등 해외 무대로 역수출시키는 공연으로 기획됐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현재 포화상태인 한국 뮤지컬 시장을 벗어나 세계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콘텐츠를 세계화하는 것은 프로듀서로서 당연한 목표였다”라고 설명했다. 박남희 기자/banami@newsculture.tv

작품은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주인공 지킬·하이드와 그를 사랑하는 두 여인의 비극적 로맨스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서정적인 음악이 더해져 있다. 특히 뮤지컬에 문외한이라도 지킬의 넘버 ‘지금 이 순간’은 한두 구절은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데, 이번 공연에서도 관객들이 이 곡이 나오기만을 기다린 듯했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갈채가 이어지면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전율하는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새 프로덕션’이라 이름붙인 만큼 무대, 의상, 조명 등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2층 구조를 기본으로 한 다이아몬드형 무대는 지킬 박사의 실험실과 루시의 클럽, 영국의 거리 등으로 빠르게 변모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1800개 약병이 저마다 다른 색깔로 반짝이는 실험실 세트는 그 자체로 시선을 압도했다.

잘 만들어진 무대는 정교하게 디자인된 조명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한층 더 감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지킬의 몸에서 탄생한 하이드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얼라이브(Alive)’와 두 인격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대결(Confrontation)’ 등에서 초 단위로 급격하게 바뀌는 빛은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한 강렬함을 선사했다. 

 
신춘수 프로듀서

여기에 영국 빅토리아 시대 실제 옷을 고증해 만든 의상도 눈길을 끌었는데, 코르셋으로 한껏 조인 허리와 크게 부풀린 소매 등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이 모든 기술적 부분이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이우형 조명 디자이너, 조문수 의상 디자이너 등 국내 창작진의 손으로 완성된 것으로, 세계 수준으로 성장한 한국 뮤지컬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어 버전 공연이 일부 극단적 장면을 완곡하게 표현해 드라마를 은유적으로 만든 것이라면, 이번 월드 투어 버전 대본은 삭제한 부분을 추가해 직설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8세 이상 관람가 공연치고는 다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이 포함돼 관객에 따라서는 몇 장면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오는 25일 대구 공연을 끝으로 부산, 대전, 천안, 김해, 광주를 거쳐 내년 3월 서울로 상경한다. 국내 관객들의 평가를 통해 작품을 가다듬고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공연한다는 최종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팀이 염원했던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작품의 성패가 앞으로 한국 뮤지컬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관람료 5만~15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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