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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무지개는 오색이었다…우리色 자존심 회복展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문화재 선임기자] 한국의 무지개는 다섯 색깔이었다. 오색찬연(五色燦然)하다고 했다. 오색은 한국민의 역사와 정서, 기원을 품은 ‘때깔’(색)의 근간이다.

그런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세력들이 상처를 입혔다.

우리의 오색이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때時깔色, 우리 삶에 스민 색깔‘ 특별전을 14일부터 2017년 2월 26일까지 두달 반 동안 열어, 우리 색의 참뜻과 아름다움을 국민과 공유한다.

[사진설명=‘때時깔色, 우리 삶에 스민 색깔‘ 특별전 전시장 모습]


천진기 관장은 “오색 영롱, 오색 찬연 등 전통 표현에서 보듯, 우리 민족의 근간이 되는 색은 백(白)-적(赤)-청(靑)-황(黃)-흑(黑) 다섯가지였다”며 오방정색(正色)을 설명한 뒤 한국의 무지개는 오색이라고 했다.

▶정색과 간색의 무한 확장= 오색을 근간으로 각 오색 사이 사이 자(紫)색, 녹(綠)색, 홍(紅)색, 벽(碧)색을 포함한 상극간색(相剋間色)과 암(暗)색을 비롯한 상생간색(相生間色) 등 10개 색이 다섯빛깔 무지개띠 사이사이를 촘촘히 메꿔준다. 평양기생 계월향의 초상화는 간색으로만 그려져 눈길을 끈다. 우리 색의 확장성이 오래전 부터 무한했음을 보여준다.

우리 민족이 숭상하는 색은 흰색이다. 흰색은 태양빛을 의미한다. 고구려(고리), 부여(불얏), 몽골, 말갈ㆍ흉노(훈), 돌궐(투르크), 선비 문명의 공통된 발상지로 알려진 바이칼호 일대 민족들은 ‘불한신’을 숭배했다. ’불‘은 밝음, 태양을 뜻하고, ’한‘은 크다는 의미이다.

[사진설명=확장된 색, ‘간색’ 파스텔풍으로 그려진 평양기생 계월향의 초상]


▶흰색은 한민족의 기원= 고구려 시조는 동명성왕인데 ‘동쪽으로 나아가 큰 기틀을 세운 밝고 성스러운 임금’이라는 뜻이다. ‘한’은 우리의 한강과 쓰임새가 같고, 인구에 회자되면서 ‘간’으로 바뀌기도 했는데, 돌궐,몽골,고구려,신라 모두 우두머리라는 의미로 ‘간’을 썼다. 터키 역사책은 기원전 수천년 자기 민족의 발상지의 연방 수장을 ‘단구리’(단군)라고 불렀다고 기록한다.

우리 민족이 흰색을 사랑한 것은 거의 생래적이다. 민족의 원류와 관련 있는 것이다. 생활상의 의미는 순수, 결백, 청렴, 절제로 확장된다.

흰색은 일제침략 이전까지 정신적 지주이면서 우리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색깔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랜 기간 흰색을 포함한 오색을 근간으로 색을 확장해 왔다.

▶조선의 거리는 흰색 배경의 총천연색
= ‘배색(配色)’은 오행(五行)을 따른 음과 양의 조화, 상생과 상극의 어우러짐을 구현한 것이다. 청홍(靑紅)-적흑(赤黑)-흑백(黑白) 등의 배색을 생활 전반에서 사용했다.

혼례용품인 신랑의 푸른색 ‘사선’과 신부의 붉은색 ‘혼선’, 적흑의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는 ‘이층주칠농(二層朱漆籠)’, 흑백의 조화로 학(鶴)과 같은 고귀한 기품을 보여주는 선비들의 옷 ‘학창의(鶴氅衣)’ 등이 그 예이다.

[사진설명=상소문, 격문에 쓰는 두루마리]


다섯가지 색과 확장된 색 여러 개가 한꺼번에 쓰였음은 물론이다. 궁중의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와 민간의 ‘일월도(日月圖)’, ‘색동두루마기’, 영롱한 빛깔의 자개 장식으로 꾸민 ‘나전 칠함(螺鈿漆函)’ 등에서 잘 나타난다.

15세기 어느 날로 돌아가 외출했다면 광화문광장은 흰색을 배경으로 한 총천연색이었을 것이다.

[사진설명=총천연색의 일월오봉도 병풍]


▶파랑은 희망, 빨강은 단결= ‘검정=흑(黑)’은 관모와 관복 등에 사용됐는데 ‘격식’과 ‘위엄’을 상징한다.

‘빨강=적(赤)’은 동짓날의 붉은 팥죽과 고사를 지낼 때 시루떡을 올리는 등 구복벽사(求福辟邪)의 의미가 담겼다. ‘붉은악마 응원 도구’에서 보듯 결속, 단결, 구복(기원)을 상징한다. 조선후기 ‘조씨삼형제’의 붉은색 도포는 이채롭다. ‘유혹의 빛깔’로 여인의 마음을 잡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파랑=청(靑)’은 푸른색을 가까이 하며 자연을 이상향으로 삼았던 선인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색으로, 청자와 청화백자 등에 구현된다. ‘노랑=황(黃)’은 ‘고귀’와 ‘위엄’, ‘신성’을 상징한다.

[사진설명=조씨 3형제의 붉은 도포]


▶17개 기관, 10명 작가 협력展= 이번 전시는 ‘색’에 관한 유물들을 17개 박물관이 선듯 내놓고, 현대 작가 10명의 명작들도 배치되는, ‘콜라보 이벤트’라는 점에서 뜻깊다. 나만의 복식을 그래픽해보는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이번 전시준비팀원들은 “최근 상처받은 우리 색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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