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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문화재 실종사건’
주중문화원 전승공예품 2점 분실

美 대여문화재 절반 회수 힘들어

한국문화원 “왜 잃어버렸나 몰라”

재외한국문화원이 한국 문화를 홍보하겠다며 빌려간 문화재를 분실하거나 파손시켜놓고 원인조차 파악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문화원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가 도마에 오르자 정부는 대여해준 문화재를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주중한국문화원과 문화재청 산하 국립무형유산원 등에 따르면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2017년 1월까지 주중한국문화원이 소장하고 있는 전승공예품을 전수 조사해 회수 여부를 판단한다. 올해 초 주중한국문화원 자체 조사에서 보관하고 있던 전승공예품 2점이 분실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올해 주중한국문화원이 분실한 무형문화제 101호인 임인호 활자장의 ‘능화판’

주중한국문화원이 이번에 분실한 전승공예품은 무형문화재 101호인 임인호 활자장의 ‘능화판’과 110호 김종대 윤도장의 ‘거북이패철’이다. 두 작품 모두 작가의 대표작으로 여러차례 해외에 전시됐고, 교과서에도 소개됐다.

작품을 분실한 주중한국문화원은 분실 경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이후 제대로 된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다 올해 초에서야 문화원이 해당 작품을 분실했다고 알려왔다”며 “분실 경위나 시점 등에 대해서도 문화원은 모른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재외한국문화원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 실태는 미국에서도 드러났다. 문화재청이 빌려준 공예품 대다수의 관리 실태가 부실해 대여 문화재 절반 이상에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미국에서 분실된 일부 작품은 작가가 이미 사망해 복원도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지난달 미국 내 한국문화원 4곳을 전수 조사한 끝에 문화재 284점 중 183점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렸다. 특히 뉴욕과 워싱턴 주재 한국문화원에 대해서는 대여 문화재를 전량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관리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유엔대표부와 LA 주재 한국문화원에 대해서는 미활용 작품만 회수하기로 했다.

특히 주뉴욕한국문화원은 현지 조사 결과 고(故) 김박영 궁시장의 ‘각궁’등 문화재 2점을 분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문화재도 대부분 사무공간에 전시되는 등 홍보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분실 작품은 이미 제작자가 사망한 상태”라며 “고인의 제자에게 제작을 의뢰했지만, 완벽한 복원은 힘들다”고 밝혔다.

워싱턴 주재 한국문화원도 대부분 작품을 창고에 보관해 대다수 문화재를 훼손했다. 특히 전통 악기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일부 작품들은 훼손 상태가 심각해 복원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무형유산원은 문화원이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를 전량 회수해 오는 2월 전문가 정밀 진단을 맡기고 변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처럼 한국 문화 홍보를 위해 반출된 문화재가 외국에서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현지 조사는 1년에 한 차례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현장조사를 1년에 한 국가 정도밖에 나갈 수밖에 없어 대부분 현지 문화원의 자체 점검 결과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중국 현지조사를 나가면 다른 국가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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