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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속유치원 부지 신축보류…梨大 ‘정유라 흔적’지우기?
학교 내ㆍ외부적으로 정유라 학과용 건물 특혜 신축이란 의혹을 받았던 이화여대 부속유치원 이전 및 건물 신축 사업이 이사회에서 잠정보류됐다.

13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법인동에서 이사회를 열어 ‘부속유치원ㆍ직장보육시설 위치 변경 및 신축계획 잠정보류 승인의 일’을 안건으로 상정, 참석 이사 6인의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사회는 관할 기관인 서울서부교육지원청이 지난달 통보한 ‘유치원 위치변경계획 승인취소’를 잠정보류 조치의 이유로 들었다.

서울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 8월 이화여대가 제출한 유치원 위치변경계획을 승인했지만, 두달 뒤 학교측에 “위치변경 예정지의 일부가 학교용지가 아닌 도로이기 때문에 해당 용지를 학교용지로 변경하거나 위치변경 예정지에서 제외하라”고 보완 지시했다. 이후 한 달이 지난 11월 서부교육지원청은 학교측에 승인이 취소됐다고 통보했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사업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점차 강해지는 가운데, 학교측에 보완할 것을 두 차례나 독촉했지만 응답이 없어 취소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화여대 교내에서 102년간 운영된 부속유치원 건물을 허문 뒤 이대부속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스포츠ㆍ예술 복합단지 및 연구ㆍ강의 시설을 지으려던 이화여대의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것이 이화여대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학부모들과 교수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던 해당 사업은 정유라(20) 씨의 특혜입학과 연결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화학당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정 씨가 입학한 2015년 11월부터 해당 부지에 약 300억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4층(4500평, 약 1만4876㎡) 규모의 ‘스포츠ㆍ예술 컴플렉스’를 건립하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후 차일피일 미뤄지던 사업은 지난 7월 열린 이사회에서 재논의, ‘유치원부지 신축’이란 이름으로 탈바꿈한 뒤 지하 5층, 지상 15층(1만2300평, 약 4만661㎡) 규모의 건물을 짓는 것으로 변경됐다. 사업 예산도 약 300억원에서 746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건물에는 ‘공과대학 일부 전공’, ‘스카이라운지’,‘컨벤션홀’ 등도 설치되지만, 많은 부분이 신산업융합대학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었다. 공용면적(6546평, 약 2만1640㎡)을 제외한 나머지 면적 가운데 신산업융합대학이 차지하는 공간은 48.2%로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문제는 정 씨가 입학했던 체육과학부가 신산업융합대학 소속이며, 정 씨에게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를 줬다는 의혹으로 학교측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경숙 체육과학부 교수가 이 대학 학장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이사회의 유치원부지 신축 사업 잠정보류 조치는 부정 입학 및 학사 관리 특혜로 정 씨가 ‘입학 취소’ 처분을 받고, 관련 교수들이 줄줄이 중징계를 받은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관계자는 “정유라 씨 입학과는 무관하게 추진되던 사업”이라며 “11회에 걸친 설명회를 통해 반대하는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인지했고, 사업을 적극 추진하던 최경희 전 총장이 사임한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잠정 보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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