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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D-1]‘박정희 레짐’을 벗어나라…돈으로 본 한국 정치의 운명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박정희 레짐을 벗어나라”

8일 외신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한국 정치와 관련해 이와 같은 입장을 시사했다. 지난 이틀간 국회에서 진행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대해 외신들은 “정경유착은 한국에서 새로운 일이 아니다”, “정경유착ㆍ권언유착이 깨졌지만 지속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한국 사회에 기득권층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러한 시각은 고스란히 시장에 전이돼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ㆍ한국 저평가)에 이어 ‘코리아 엑소더스’(한국 주식시장에서의 투자금 이탈)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지난 10월 24일 최순실 태블릿 PC보도가 나온 후 한국종합지수(KOSPIㆍ코스피)는 약 2.83% 가량 하락했다. 지난 주말까지는 4% 가량 떨어졌다. 물론, 미국 대선을 비롯해 외국 변수들이 코스피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이 코스피 하향세의 독보적인 원인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외신은 경제펀더멘털은 기본적으로 정치에 영향을 받는다고 꼬집고 있는 형국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기 가장 큰 어려운 이유로 정경유착이 꼽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와 재벌들이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최근 스캔들이 한국의 시장구조를 크게 흔들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벌의 간접적인 대주주가 정부”이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픽=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은 “지금 한국 정부에 안정적이고 정책이 가능한 투명성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라며 “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남긴 한마디는 이제 빛난다. ‘투자자들은 경제의 펀더멘탈(기초 여건)을 정부의 기능과 정책의 예측가능성에서 파악해 투자를 지속할지 떠날지를 결정한다’”라고 비평했다.

닛케이는 또 “언론과 검찰의 분투를 계기로 한국이 약점을 극복할 것인지 주목된다”라며 “돈이 판별하려는 건 한국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라고 밝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파장은 코스피뿐만 아니라 한국 무역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신용보험사 율러 에르메스의 마무드 이슬람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문지 글로벌 트레이드 리뷰(GTR)에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한국의 구조개혁이) 신속히 이뤄진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은 정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탈 탄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소비심리도 위축된데다 비즈니스업계의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삼성의 갤럭시 노트 7 사태와 조선업계의 위기로 한국 4분기 성장률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회의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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