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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탄소년단 ‘피 땀 눈물’ 디지털 소통의 결과”
방시혁 대표의 ‘윙스’ 제작기

유혹을 만난 소년의 절절함

강렬함·서정성 함께 담아내

방탄멤버 일상 팬과 SNS 공유

지구 반대편 외국 팬과도 소통

함께 성장하는 소년들 이야기

연작앨범 통해 공감 끌어내…


방탄소년단은 올 한해 큰 업적을 남겼다. 올해 5월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영 포레버‘와 10월 정규 2집 ’윙스(WINGS)‘를 발표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정규 2집은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200’ 차트 26위에 올랐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만 무려 68만여장의 판매량을 올려 가온차트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멜론 뮤직 어워드’의 ‘올해의 앨범상’에 이어 ‘2016 MAMA’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받는 등 두 번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 방탄소년단을 프로듀싱한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제1회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의 베스트 프로듀서상과 ‘제8회 멜론 뮤직 어워드’의 ‘송라이터 상’에 이어 2016 MAMA에서 베스트 제작자상을 수상해 3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올해 최고의 제작자로 인정받았다.


방시혁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JYP 엔터테인먼트의 수석프로듀서로 활동하며 비 ‘나쁜남자’,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 ‘내 귀에 캔디’, 2AM ‘죽어도 못 보내’ 등 다수의 히트곡을 만들었으며, 현재는 방탄소년단과 남성 듀오 옴므(이현, 이창민)가 소속된 빅히트의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방 대표에게 방탄소년단의 제작 전반에 대해 물어봤다.

-방탄소년단 정규 2집 ‘윙스’와 ‘피 땀 눈물’의 큰 성과는 디지털 시대의 위업이다. 인기 이유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소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다양한 콘텐츠로 탄생해 막대한 파급력을 발휘했다. 데뷔 전부터 현재까지 방탄소년단이 성장하는 모습을 콘텐츠로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 했고, 멤버들의 일상적인 생각은 SNS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모바일이 더 편한 세대였기 때문에 통할 수 있었던 방법들이었고,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친근감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었다. 물론 좋은 음악과 좋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피 땀 눈물’은 아이돌 컨셉에 빌보드 트렌드까지 넣는 것이었나?

▶‘피 땀 눈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트렌디하고 인기 있는 장르인 뭄바톤 트랩에 방탄소년단만의 고유한 느낌을 더한 곡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들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정체성도 유지하길 바라며 작업했다. 좋은 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빌보드 성과가 나온 것 같아 전 세계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학교, 청춘에 이은 ‘유혹’ 컨셉이 제대로 먹혔다. 서정성, 강렬함, 끈적임의 느낌이 있다. 가사에는 날개, 영혼, 중독 등이 들어가 있다. 서사까지 설명해달라

▶‘윙스’의 콘셉트는 ‘유혹을 만난 소년’이다. ‘유혹’이라는 형태의 악을 만나, 자신이 현재 머물고 있는 유년과 소년의 세계, 나아가 ‘선’의 세계를 깨부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앨범의 콘셉트를 정통으로 표현하기 위해 쇼트필름이나 뮤직비디오, 자켓 이미지, 타이틀곡 ‘피 땀 눈물’ 등 앨범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을 세세하게 신경 썼다. 쇼트필름과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에 ‘날개’를 의미하는 소재를 계속해서 드러내면서 콘셉트의 서사적 요소가 잘 전달되도록 했다. 소품뿐만 아니라 유혹과 만난 소년의 절절함을 멜로디나 안무, 메이크업과 의상 등을 통해 강렬하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요소 하나하나가 모여 ‘유혹’이라는 통일감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원해 많이 많이’, 이 부분의 미성 효과와 반응은 어느 정도?

▶곡 전체를 어우르는 뭄바톤 트랩 특유의 비트와 방탄소년단의 ‘흥’이 어우러져 곡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낸 파트다. 느린 템포로 진행되던 곡이 한 순간에 빨라지며 뭄바톤 트랩의 사운드를 폭발시킴과 동시에 무대 전체를 장악하는 멤버들의 파워풀한 안무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곡 작업 때도 많은 공을 들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모두 충족시키는 ‘킬링 파트’가 된 것 같다. 국내 팬들과 대중들은 물론, 해외 유튜버들까지도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아 아주 만족스럽다.

-음반 구매는 외국인들이 많을 것 같다. 멤버들 특징과 반응은? 국내와 국외의 인기 이유가 다른가?

▶국내외에 계신 팬 분들의 앨범 구매율까지 세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열심히 공들여 만든 음반을 구매해주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해외에서의 판매량도 이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고 들었다. 감히 어느 정도라고 단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외국 팬과의 SNS식 소통이 큰 힘이 됐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SNS식 소통을 어떻게 하고 하는지, 멤버만의 소통 특징을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을 SNS에 업로드 하는 것처럼 멤버들도 그들의 일상을 팬들과 공유한다. 예를 들어 리더인 랩몬스터는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을 ‘#RMusic’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추천하고, 지민은 해외일정이 있을 때마다 잘 다녀오겠다는 안부인사와 함께 본인의 셀카를 업로드한다. 또한 진은 반려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랑하기도 하고 제이홉은 전시회에 방문한 후기 사진을 올리는 등 소소한 일상을 알린다. 이 외에도 멤버들 각자 마음 속에 있던 이야기나 음악방송 1위 후 감사인사를 SNS를 통해 전하기도 한다. 자발적으로 SNS를 활용하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팬들과도 소통하는 모습 덕분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방탄소년단의 진실되고 소탈한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방탄소년단의 기획 부분, 특히 스토리텔링의 연작 형태와 컨셉 부분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것이 어떻게 대중성과 접목됐다고 보는지?

▶방탄소년단은 데뷔 때부터 음악을 통해 또래들과 소통해왔다. 10대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꿈과 사랑,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학교 3부작으로 표현하며 소통했고, 그 후 실제로 성장을 하면서 방탄소년단은 청춘의 아름다움과 불안함, 방황을 청춘 2부작으로 표현했다. 그 나이대의 소년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방탄소년단의 목소리로 노래했으며, 연작 앨범이라는 방법론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멤버들의 성장에 따라 동시대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면서 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이 대중성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대단한 사랑이 아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통해 전 세계와 소통한 결과다.

-방탄소년단은 이 전 두 개의 앨범, 화양연화 pt.1, 2도 대단했다. 기획성 등에 있어 앞으로의 음악적 발전과 진화는?

▶10대 시절과 불안한 청춘을 노래했던 방탄소년단은 이번 정규 2집 ‘윙스’를 통해 외부세계에서 맞닥뜨린 유혹에 흔들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큰 맥락에서 보면,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도 지금까지와 같은 모습일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꾸준하게 음악으로 표현할 것이라는 점과 그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고민할 것이라는 점.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앞으로 해낼 음악적 발전과 진화 등을 한 마디로 단언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소년들이 다음 앨범에서는 또 어떤 성장을 이룰지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하고 싶다.

-K-POP 한류도 시간이 제법 흘렀다. 어떤 방향으로 갈 거라고 예측하며, 아이돌 음악은 여기서 어떤 역할과 변화, 발전이 예상되는지

▶K-POP이 일본을 비롯한 중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권에서 일으켰던 한류 열풍은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K팝의 무대는 이제 더 이상 아시아권에만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도 유튜브와 SNS 등 K팝 무대를 볼 수 있는 채널의 수가 빠르게 증가했고, 그 결과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K팝 무대는 전세계로 확장되었으며 아이돌 음악이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은 미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와 캐나다, 튀니지, 스페인, 싱가포르 등 전 세계 각지의 라디오와 TV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점차 많은 곳에서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K팝 가수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면, 한국대중음악이 라틴음악처럼 세계 음악시장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을 날이 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적인 장르에서 더 나아가 메인스트림으로의 발돋움 또한 K팝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음악적 영감을 어디서 얻고 있나?

▶음악적 영감은 어느 곳에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저절로 영감이 되어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뉴스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고, 영화나 만화, 심지어는 사람들과의 대화까지도 음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작업실에 나와서 끊임 없이 고민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한다. 좋은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한 곳에 고이지 않고 늘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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