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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원내 캐스팅보트 존재감 부각…‘탄핵처리 반대’ 민심 집중포화 받기도
국민의당 비대위 떠나는 박지원


박지원<사진>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5일로 160일의 비대위원장 직을 마무리한다. 그는 자타공인 ‘정치9단’이다. 기민한 ‘정치 촉’과 연륜, 추정을 불허하는 정보력은 그를 공히 국민의당 ‘원톱’으로 만들었다. 호평하는 이도, 비판하는 이도 ‘박지원’이란 존재감만큼은 부인하지 못한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의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였던 ‘총선 리베이트 사태’ 이후 취임했다. 원내대표와 겸직하며 사실상 국민의당을 홀로 이끌었다. 소수정당이지만 국민의당이 원내에서 ‘캐스팅보트’로 성장하기까지 박 비대위원장의 연륜은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협상에서도 국민의당이 밀리지 않고 자리매김할 수 있던 것 역시 그의 정치력 덕분이란 게 정계의 평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 비대위원장의 뒤를 이어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김동철 의원.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가장 먼저 주장하고, 전기료 누진제 개편, 미세먼지 대책, 법인세 인상, 쌀값 대책 등 각종 민감한 현안에서 정책을 주도하거나 민주당, 새누리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또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의혹 등을 매일 거론하며 공론화를 유도했다. 국민의당은 박 비대위원장의 성과 중 하나로 “우병우 코끼리 136일 동안 바늘 찌르기”라고 꼽았다. 최근에는 “이젠 김 전 실장을 바늘로 찌른다”며 김 전 실장을 집중 추궁하는 박 비대위원장이다.

다만, 떠나는 심정이 편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박 비대위원장의 기민한 정치력은 최근 탄핵 국면에선 오히려 화로 돌아왔다.

“탄핵은 발의가 아닌 가결이 목표”라는 이유로 지난 2일 탄핵소추안 처리를 반대하면서 민심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항의 문자만 6만 건 가량 받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론, 박 비대위원장의 주장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 이후 비박계는 탄핵 처리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2일보다 오는 9일 탄핵 가결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결국, 박 비대위원장의 기민한 촉은 이번에도 정답을 찾아낸 듯 보이지만, 이미 성난 민심은 ‘결과론’만으론 쉽게 달래지지 않을 기세다.

‘정치인 박지원’으로서도 무거운 숙제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 위기 상황에서 퇴임하는 심정이 매우 무겁고 착잡하다”며 “원내대표로서 탄핵안이 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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