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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아도 싫어도 존재감은 ‘정치9단’…160일 비대위 체제 이끈 박지원,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5일로 160일의 비대위원장 직을 마무리한다. 그는 자타공인 ‘정치9단’이다. 기민한 ‘정치 촉’과 연륜, 추정을 불허하는 정보력은 그를 공히 국민의당 ‘원톱’으로 만들었다. 호평하는 이도, 비판하는 이도 ‘박지원’이란 존재감만큼은 부인하지 못한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의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였던 ‘총선 리베이트 사태’ 이후 취임했다. 원내대표와 겸직하며 사실상 국민의당을 홀로 이끌었다. 소수정당이지만 국민의당이 원내에서 ‘캐스팅보트’로 성장하기까지 박 비대위원장의 연륜은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협상에서도 국민의당이 밀리지 않고 자리매김할 수 있던 것 역시 그의 정치력 덕분이란 게 정계의 평가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가장 먼저 주장하고, 전기료 누진제 개편, 미세먼지 대책, 법인세 인상, 쌀값 대책 등 각종 민감한 현안에서 정책을 주도하거나 민주당, 새누리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또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의혹 등을 매일 거론하며 공론화를 유도했다. 국민의당은 박 비대위원장의 성과 중 하나로 “우병우 코끼리 136일 동안 바늘 찌르기”라고 꼽았다. 최근에는 “이젠 김 전 실장을 바늘로 찌른다”며 김 전 실장을 집중 추궁하는 박 비대위원장이다.

다만, 떠나는 심정이 편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박 비대위원장의 기민한 정치력은 최근 탄핵 국면에선 오히려 화로 돌아왔다. “탄핵은 발의가 아닌 가결이 목표”라는 이유로 지난 2일 탄핵소추안 처리를 반대하면서 민심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항의 문자만 6만 건 가량 받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론, 박 비대위원장의 주장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 이후 비박계는 탄핵 처리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2일보다 오는 9일 탄핵 가결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결국, 박 비대위원장의 기민한 촉은 이번에도 정답을 찾아낸 듯 보이지만, 이미 성난 민심은 ‘결과론’만으론 쉽게 달래지지 않을 기세다. ‘정치인 박지원’으로서도 무거운 숙제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장을 마무리하며 “대한민국 위기 상황에서 퇴임하는 심정이 매우 무겁고 착잡하다”며 “원내대표로서 탄핵안이 가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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