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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한HOOC]박근혜의 ‘이노슨트 와이’에 담긴 숨겨진 의미
[HOOC=서상범 기자]이노슨트 와이(innocent why). 최근 김장수 주중 대사가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세월호 7시간에 관련한 질문에서 던진 단어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김장수 주중국대사는 참사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대통령이 던졌던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든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노슨트 와이(innocent why)라고 답했는데요. 
사진=청와대

당시 7시간의 공백 이후 중대본에 나타난 박 대통령이 아이들이 선체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은 질문을 하면서 논란이 일었고, 당시 핵심 관계자였던 김 대사에게 기자들이 이 질문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은 것이죠.

이에 김 대사는 “대통령이 하신 말씀은, 왜 구명복도 있는데 구하지 못했느냐는 건, ‘이노슨트 와이’ 차원에서 물어보신 것이다”라며 “이노슨트, 아이엔엔오시이엔티”라고 철자까지 불러주며 강조했죠.

그렇다면 이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순수하다라는 뜻의 형용사 innocent와 질문을 뜻하는 명사 why가 합쳐진 이 표현은 직역하면 ‘순수한 궁금증’이라는 말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이노슨트, 이 단어가 뜻이 다양합니다. 포털 어학 사전에 검색하면 3가지 해석이 나오는데요.

먼저 1. 죄 없는,결백한,무고한 2. 순수한,순진무구한이 그것입니다.

김 대사가 이 두가지 의미 중 어떤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 단어를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추측할 뿐이죠.

1번의 의미로 사용했을 경우는, 현재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각종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죄가 없다. 결백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2번의 경우는 ‘어떤 의도 없이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다’ 정도로 해석될 수 있죠. 
사진=청와대

실제 이 단어는 순수한 궁금증을 뜻하는 관용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의 주체가 5~10세, 그러니까 아동들이라는 것이 문제죠. 외화번역가 이미도는 “어른들은 당연히 여기는 것들이라도 천진한 눈으로 보면 새롭고 신기하다.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순진한 마음에서 나오는 질문을 ‘순진한 왜’라고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자 여기서 문제가 나옵니다. 과연 수백명의 국민의 목숨이 위급한 상황에서, 국가의 최고 책임자가 순수한 궁금증을 가지고 상황을 물어보는 것이 맞을까요?

기자들도 가끔 순수한 궁금증을 취재원에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질문 외에, 개인적으로 궁금한 경우에 말이죠.

그러나 대통령이 당시 위치해있던 상황은, 공식적인 것은 당연하고, 1초가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7시간의 부재 후 첫 공식 현장에서의 첫 발언이었죠. 적절치 않습니다. 우리가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질문’이 아닌, 국가의 책임자로서 ‘책임감있고 합리적인’ 질문입니다.

한편 이노슨트의 마지막 3번째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3. 단순한,물정을 모르는,어리석은>이죠. 

이 경우 순수한 질문이라고 포장은 하지만, 그런 질문을 아이가 아닌, 어른이 한다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석하는 것 입니다.

물론 김 대사가 이런 3번째 의미를 염두에 두고 말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대통령의 순수함을 증명하려 했겠죠.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의 답변은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비난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만에 하나라도 3번째 의미를 염두에 뒀던 복선이라면,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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