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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들, 운전면허 포기하면 밥값 할인” 일본의 면허정책 실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일본에서 노인 운전자 수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 별로 각종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은 지난 주부터 운전면허를 포기한 노인 운전자에게 라멘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경찰에게 면허증을 반납하는 대가로 받는 증서를 제시하면 라멘 체인점인 ‘스가키야’의 매장에서 15% 할인된 가격에 라멘을 먹을 수 있다.

아이치현은 이전에도 운전면허를 포기하는 노인에게 공공목욕탕이나 이발소, 약국, 택시 요금 등을 할인해주는 정책을 실시해왔다. 현재까지 약 1만2000명의 운전자가 면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치현이 이같은 정책을 도입한 것은 노인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최근 몇년 사이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줄고 있지만, 7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의 비중은 12.8%로 상승했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급격한 고령화로 65세 이상 운전자가 17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480만 명은 75세 이상이다. 75세 이상 운전자는 2005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노인 운전자는 주로 엑셀러레이터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착각해 밟는다던지, 나들목이나 도로요금소에서 길을 잘못 드는 실수를 범한다고 한다. 실수는 종종 치명적 결과로 이어져 얼마 전에는 83세 노인이 차량 조작 실수로 두 명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했고, 지난달에는 87세 노인이 트럭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을 치어 6살 아이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노인 운전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로켓뉴스24에 따르면 도쿄에서는 노인운전자들에게 ‘운전 졸업장’을 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졸업장을 받으면 버스와 택시 요금이 할인된다.

일본 전체로 보면 지난해에만 27만여명이 운전면허를 포기했지만, 여전히 전체 노인 운전자 수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이에 일본은 내년 3월부터는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기억력 상실, 판단 미숙 등이 나타나는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의사 진단을 받도록 해, 치매로 확인될 경우 면허를 정지 혹은 취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은 시골지역의 경우 노인이 운전을 못하게 된다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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