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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병도 교육 양극화?…교육수준 낮을수록 고혈압 위험 크다
- 의료비 지원과 함께 질병 관련 교육 병행 시사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소득이 많은 사람일수록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고 몸 관리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각종 질환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고혈압은 소득보다 교육수준에 많은 영향을 받으므로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교육 대책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123RF]

이해영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경기도 안성ㆍ안산시에서 이뤄진 ‘한국 유전체 역학 연구 조사’를 토대로 7089명의 교육수준, 경제적 수입, 고혈압의 연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를 초등학교 졸업,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등 4개 군으로 나눴다.

그 결과, 대학교 졸업군의 고혈압 유병률 기준을 1로 삼았을 때 초등학교 졸업군이 72%(1.72배)로 높았고, 중학교 졸업군 56%(1.56배), 고등학교 졸업군 33%(1.33배)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에 경제적 수입은 고혈압 유병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나이ㆍ성별ㆍ당뇨병ㆍ운동 시간ㆍ비만 등 다른 요소들을 대입해도 교육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재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2000년 26%에서 2025년 29%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체 사망자의 13.5%가 고혈압으로 발생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낮다는 연구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소득ㆍ교육수준 등 사회경제적 요소와 고혈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사례는 드물다.

이해영 교수는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질병에 대한 정보와 경각심을 많이 갖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며 “교육수준이 높으면 흡연과 음주를 적게 한다는 다른 연구결과를 참고했을 때 고혈압과 관련된 안 좋은 생활습관도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질병 관련 복지정책을 많이 발표하고 있는데 의료비 지원만 할 게 아니라 보건소 등을 활용해 질병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국민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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