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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국정 역사교과서 발표①] “반헌법적 국정화 역사교과서, 촛불에 태워 폐기해야”
-28일 현장검토본 발표 앞둔 주말…‘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민심 들끓어

-학생ㆍ학부모, “정부 강행 시 거부 운동할 것”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정부가 예정대로 국정화 역사교과서의 현장검토본을 공개를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이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함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식되며 불 붙은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사진=전국 중ㆍ고등학생들로 구성된 ‘박근혜 하야 전국청소년비상회의’가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국정화 역사교과서를 촛불로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교육부는 28일 오후 전자책(e-Book) 형식으로 국정화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엔 정부의 국정화 역사교과서 추진에 대해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공동 행동이 이어졌다.

지난 27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이하 저지넷)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 역사교과서는 지난 10여년간 뉴라이트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1948년은 대한민국 건국 원년’이라는 ‘건국절’ 주장이 반영됐다”며 “반헌법적 ‘건국절 사관’에 입각해 집필한 국정 역사교과서를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건국절 사관에 대해 항일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격하시키고, 친일파를 건국공로자로 세탁하는 ‘역사쿠데타’로 지적했다. 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나치게 미화됐다는 점도 비판했다.

저지넷은 전국적으로 190만명의 인파가 참가한 제5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26일에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대학교 앞에서 국정 역사교과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같은 날 ‘국정화 교과서 반대 청소년 행동’ 소속 200여명 역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정화 역사교과서에 대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후 이들은 보신각까지 행진했다.

국정 역사교과서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역사 관련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높아지는 실정이다.

특히, 국정 역사교과서를 직접 사용해야 하는 일선 교사들과 학생들 사이에선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을 넘어 거부 운동까지 벌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와 전교조, 학부모 단체 등이 26일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대학교 앞에 모여 국정화 교과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26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이윤성(47, 경기 부천) 씨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도입되면 당장 내년부터 고2ㆍ중2 두 딸이 학교에서 배우게 되다보니 관심이 크다”며 “반헌법적이고 시대 착오적인 국정 역사교과서가 도입되면 거부운동이라도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주변에서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목포에서 올라왔다는 노예슬(16ㆍ목포 애향중 3) 양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알게되는 세계는 교과서에 의해 좌지우지하는데, 사실과 너무나도 다른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려 한다는 점을 알게된 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작은 목소리라도 직접 나와 표현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정부가 멈추지 않는다면 다음엔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와 반대 목소리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직 교사들의 입장은 보다 강경했다.

현직 중학교 교사라는 박모(32) 씨는 “다음주 월요일이면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만들어진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이 나오고, 정부에서 이야기한대로면 내년 1학기부터는 이 교과서로 가르쳐야 한다”며 “내 스스로도 자괴감이 들 것 같은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아이들의 혼도 비정상이 되는게 아닐까 겁난다. 도저히 국정 역사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현직 고등학교 교사 김모(41) 씨는 “요즘은 평소 공부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 조차도 헌법 1조1항과 2항이 뭔지 다 알 정도로 시국에 관심이 많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판단하고 있다”며 “반헌법적이고 친일 미화적 내용을 담고 있어 학생, 학부모, 교사들로부터 배척당할 국정화 역사 교과서는 촛불민심으로 불태워 영원히 폐기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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