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오바마 “조잡한 국수주의 경계해야”…‘오바마 레거시’ 대못 박나?…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임기 마지막 해외 순방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첫 방문지인 그리스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해외 순방길에서 ‘오바마 레거시’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당선인에 맞서 대못 박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승리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는 둘 다 세계화에 대한 두려움, 정부 체계와 엘리트에 대한 의심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오바마 대통령은 “기술, 소셜 미디어, 끊임없는 정보들과 결합한 세계화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고, 이는 좌우를 막론하고 명백히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도 포퓰리즘을 양산하고 있다”며 “이는 일견 인종이나 종교, 문화적 차이의 문제처럼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조잡한 국수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유럽이 서로의 차이를 강조하고, 분열했을 때 우리는 역사 속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20세기 초반 유럽은 피로 물들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미국인들이 현 상황을 흔들고 싶어했기 때문”이라며 “8년 동안 재임한 대통령이 있다면 바꾸고 싶어하는 게 당연한 속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긴장의 시기에 대중은 변화가 가져올 결과를 완전히 알지 못한 채 단순히 변화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선거로 우리가 얻은 교훈은 불평등과 같은 문제, 우리의 자녀는 우리만큼 살 수 없다는 두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테네 도착 직후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나토의 효용에 의문을 제기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의식한 듯 “미국 정부가 교체되는 시기이지만 나토는 연속성을 가질 것”이라며 “민주당과 공화당 등 정부의 당적에 상관없이 나토 동맹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해외 순방 기간 중 자신의 업적 가운데 핵심인 이란 핵 협상과 기후협정,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ㆍACA)를 수호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NBC뉴스는 이날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해서 현직 대통령이 임기까지 가만히 자리만 보전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핵심 정책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BC방송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순방을 앞두고 “현재 진행 중인 여러 협정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수십 년간 지속한 미국의 외교정책을 트럼프 당선이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에 떠는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동맹국들과 이란 핵 협상과 기후협정 이행 문제를 논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순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파리 기후협정 폐기 공언에 맞서 동맹국들에 기후협정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권 인수ㆍ인계 과정에서도 이란 핵 협상과 기후협약 이슈를 적극 부각하는 전략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 NSC 부보좌관은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에 이란 핵 협상과 기후협약을 놓고 토론할 것이며 이들이 미치는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