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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이명박 판박이? 얼마나 닮았길래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 미국 제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대이변의 주인공 도널드 트럼프와 가장 닮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누구일까. 이 질문에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장 눈에띄는 것은 두 사람 모두 부동산 관련 기업인 출신의 부호라는 점이다. 두 사람의 정책 노선을 보면 부자 감세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복지예산 삭감에 방점을 찍어 ‘닮은꼴 지수’는 더욱 높아진다. 이들은 오남매 중 넷째로, 독선적인 성향의 스포츠광이란 점도 공통분모다. 곧 출범할 트럼프 정부가 여러 오점을 남긴 MB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고 ‘위대한 미국 재건’을 일궈낼지 관심이다. 

▶트럼프는 ‘제2의 MB’(?)=트럼프는 1946년 뉴욕에서 부동산 재벌가의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가업을 이어받은 그는 1970년대 맨해튼 부동산 시장 호황을 등에 업고 사업과 투자를 본격화해 세계 곳곳에 골프장과 리조트를 지닌 억만장자 반열에 들었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이 전 대통령도 오남매(6ㆍ25 전쟁 중 두 명 사망) 중 넷째다. 고려대 상과대 학생회장을 거쳐 65년 현대건설에 입사, 5년 만에 이사 명함을 얻고 35세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92년까지 현대건설ㆍ인천제철 등 현대그룹 8개 계열사의 대표이사ㆍ회장을 지냈고, 서울시장을 거쳐 2007년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이 전 대통령은 상당한 부동산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2007년 말 후보등록 당시 그의 공식 재산은 353억 여원으로 당시 대선 후보들 중 가장 많았다. 그의 재산 목록을 보면 강남구 논현동 땅과 단독주택, 빌딩 및 전세권 등 부동산이 수두룩하다.

트럼프의 독선적 성향도 ‘불도저’, ‘황소’란 별명이 붙은 MB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두 사람은 또 스포츠 애호가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트럼프는 자신의 핸디캡이 2.8이라고 자랑하며 골프교습서를 펴내기도 했다. MB는 테니스광으로 한 테니스장을 통째로 빌려 ‘황제 테니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만 부잣집 도련님 출신의 트럼프와 달리 이 전 대통령은 가난한 일본 이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월급쟁이의 길을 밟아 자수성가한 경우다. 혈액형도 트럼프가 A형, 이 전 대통령은 B형으로 다르다. 

▶정책 노선, 어떤 점이 닮았나=특히 두 사람의 경제정책은 큰 틀이 일치한다. 그것은 바로 부자 감세와 인프라 투자다.

‘트럼프노믹스’는 성장과 일자리 확대를 위한 파격적인 감세안을 내걸었다.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39.6%의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33%로 낮추고 과표 구간도 3단계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상속세는 아예 없애려 한다. 트럼프식 뉴딜정책이라는 1조달러(약 1150조원) 규모의 야심찬 기반시설 투자안도 나왔다. 트럼프는 낙후된 도심을 재개발하고 고속도로와 교량, 터널, 공항, 학교, 병원을 지어 일자리 수백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과거 MB정부도 취임 초부터 부자가 돈을 쓰면 가난한 사람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들먹이며 부자 감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 일환으로 종합소득세 인하와 1세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확대, 법인세 인하 등을 내세웠다.

또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내놨다가 여론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꺼내들었다. 이에 2008년말부터 2012년 4월까지 예산 22조원이 들어갔으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했다.

양측의 복지정책 기조도 비슷하다. 트럼프의 복지 정책 공약에는 미국식 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 폐지론이 눈에 띈다. 그런데 MB정부도 장애아 무상보육, 기초수급생활자 의료비, 실직가정 생활안정자금 등 사회ㆍ경제적 약자층에 대한 지원 예산을 줄줄이 깎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정부가 아이들의 필수예방접종 예산까지 빼앗아 4대강 보 건설에 쏟아붓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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