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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원 6개월째 의원외교 ‘모르쇠’…한미 협의채널 ‘全無’
의원외교協등 외교단체 구성원 ‘0’

정쟁만 벌이다 협상 착수도 못해

‘트럼프 쇼크’ 대비 시급한데

현안 쌓여 내년에나 구성 전망

의원연구단체 64곳 달하지만

한미관계 연구는 단 한곳도 안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로 세계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우리 국회는 20대 개원 5개월 반(165일)이 지나도록 ‘한-미 의원외교 채널’조차 구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야가 원(院) 구성 초기부터 정쟁에만 몰두한 결과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회가 공식 운영 중인 ‘의회외교단체’는 단 한 명의 구성원도 없이 모두 공석인 상태다.

의회외교단체는 ▷의원외교협의회 ▷의원친선협회 ▷한ㆍ중의회정기교류체제 등 세 분류로 나뉜다. 의원외교협의회는 주요국 의회와 지속해서 현안을 논의하며 우리 이익을 제고하는 최중요 전문단체다.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유럽연합(EU) 등 4대 주요국이 대상이다. 의원친선협회는 친선활동을 통한 상호이해 증진을, 한ㆍ중의회정기교류체제는 대중(對中) 외교를 목적으로 한다.

원 구성 당시인 6월부터 의원외교협의회를 구성해 트럼프 캠프와의 ‘파이프라인(pipeline)’을 만들어뒀더라면 그의 당선으로 인한 쇼크 대비는 물론,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상ㆍ하원)와의 교류도 신속히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정치권에서 트럼프와 직접 접촉해 본 인사는 8년 전 인천시 투자유치차 뉴욕을 찾은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이 유일하다.

20대 국회 개원 당시부터 무한 반복된 여야의 정쟁과 각 당의 내홍이 의회외교의 발목을 잡은 주범으로 지목된다.

의원외교협의회는 국회의 공식 외교채널이므로 상임위원회를 구성할 때처럼 여야 간 협상과 인원 배분, 구성원 추천 과정을 거친다. 회장과 부회장, 간사 등 임원도 뽑아야 한다. 그러나 개원 초기부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둘러싼 논쟁, 각 당 주류와 비주류의 당권 다툼 등이 불거지며 의원외교협의회 구성을 위한 여야 논의는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취임 초기부터 의회 차원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차례 여야 원내지도부에 ‘의원외교협의회 구성을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지만, 각 당의 내부 사정이 달라 협상 착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정 의장은 지난 9월 초 여야 원내대표와 오른 방미(訪美) 길에서도 의원외교협의회의 신속한 구성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최순실 게이트’는 물론, 새누리당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다툼 등 정치권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아마도 의원외교협의회가 해를 넘겨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국회 의원연구단체 총 64곳 중에서도 한-미 관계를 연구 주제로 삼는 단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쇼크 대응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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