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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공장 막 가동했는데…현대·기아차 북미 판매 초비상
“멕시코서 만든차 35%관세”공약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엄습 우려

현실화되면 가격경쟁력 약화

글로벌 판매전략 수정 불가피


“트럼프 승리가 자동차 기업을 흔들다”(Trump victory jolts automakers)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로이터 통신이 향후 자동차 기업이 받게 될 영향을 전망하며 뽑은 타이틀이다. 이 외신은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기업, 자동차 부품 기업이 새로운 압박(new pressure)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멕시코와 남미의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서 판매되는 자국 기업 포드 자동차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까지이 내걸 정도로 ‘트럼프式 보호무역주의’가 엄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기아 멕시코 공장에도 당장 불똥이 튈 수 있다. 현지 생산 상당분을 북미 시장 수출로 확보할 전략을 세웠던 기아차로서는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경쟁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여기에 부동산 재벌 출신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정책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대중교통수단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실상 자동차 수요가 꺾일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에 현대ㆍ기아차 북미 판매전략에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9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각각 3% 이상 빠졌다. 대선 내내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했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그동안 한미 FTA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던 현대ㆍ기아차 미국 판매 상황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주장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패한 협정’으로 규정하는 등 보호무역 강화를 선언했다.

그 중 전문가들은 당장 최근 멕시코 공장을 준공한 기아차에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의 자국 내 일자리 증대 정책에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멕시코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로 멕시코 생산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 GM은 멕시코 엔진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 소식에 GM 주가는 4%가까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북미에서 판매하는 기아차 전략에도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 미국 의존도가 높은 기아차에 타격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현대차의 미국 의존도는 15.7%, 기아차는 21.4%로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더 높았다. 또 올해 9월 누적 기아차 매출 중 북미 비중이 37.6%에 달할 정도로 기아차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북미에서 확보하고 있다. 멕시코 공장 생산분이 영향을 받을 경우 향후 기아차 매출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생산 능력이 최대치에 달하며 포화상태고 임금도 올라 원가상승 방지 차원서 현대차그룹이 기아 멕시코 공장을 세웠는데 트럼프 당선으로 당장 멕시코 공장의 북미 수출분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소감문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을 2배로 끌어올리겠다면서도 동시 다른 나라들과 우호적 관계를 가져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장 한미 FTA 재협상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현대차에 악재가 없는 것만도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도로, 다리, 터널,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을 재건하는 프로젝트를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회기반시설 재건 및 확충은 자동차 수요를 억제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모노레일 등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이 강화될 것임을 시사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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