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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ㆍ3대책 이후 ①] 분양 미루고, 분양권 웃돈 오르고, 강남 재건축 매물 쌓이고
-15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 이후로 분양일정 연기 속출

-재건축 입주권 非규제에도 매수 실종

-非강남지역, 오피스텔 등 반사이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전매와 청약을 제한한 ‘11ㆍ3 대책’이 나온 첫 주말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규제 대상이냐 아니냐에 따라 냉온이 뚜렷했다. 1순위 청약이 제한되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11월 첫주에 견본주택을 개관할 예정이던 단지들이 일정을 줄줄이 연기했다. 정책 변수에 민감한 강남 재건축 시장은 매수 수요가 자취를 감추며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그런가하면 지난 주말 규제 대상 지역과 인접한 지역,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 견본주택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11ㆍ3 대책 직전에 분양을 끝낸 단지의 분양권 몸값은 치솟고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수지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 지난 주말 2만5000명이 몰렸다. 인접한 동탄2신도시가 전매제한이 준공 전까지로 묶인 반면 용인은 규제에서 제외돼 수요자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6개월 후 전매 가능’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띈다. [사진제공 =대우건설]

▶분양일정 줄줄이 연기=지난 4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중흥S클래스 견본주택은 반쪽만 열렸다. 애초 공공임대인 에듀하이(A-68블록)와 민간분양 에코밸리(A-35블록)가 동시 분양예정이었지만, 에코밸리는 빠진 채 에듀하이만 안내됐다. 11ㆍ3 대책으로 강남4구, 과천 등과 함께 동탄2신도시는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양도세 비과세 보유기간 2년까지 최장 5년간 거래가 묶인다. 시공사인 중흥건설 관계자는 “전매제한은 물론 1ㆍ2순위 청약자격이 복잡하게 바뀌어 개편 내용을 분양공고에 반영하고자 잠정 연기했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경기 남양주시 진건지구 B-5블록 자연앤 e편한세상도 견본주택 개관일이 이달 초순에서 하순으로 밀렸다. ‘맞춤형 청약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1순위와 재당첨 제한을 내용으로 오는 15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한다. 이 날부로 조정 대상 지역(서울ㆍ과천ㆍ성남ㆍ하남ㆍ고양ㆍ동탄2ㆍ남양주ㆍ부산 일부ㆍ세종)에서 5년 이내 주택에 당첨된 자, 2주택 소유자, 세대주가 아닌 자는 1순위 요건에서 제외된다. 진건지구 B-5블록 자연앤 e편한세상은 택지지구 공공분양으로서 전매제한 기간은 소유권 등기시까지로 변화가 없지만, 15일 이후로 분양이 미뤄짐으로써 청약자격 문턱은 더 높아진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 심사 중단으로, 민간 건설사 분양 일정이 전부 밀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쌓이는 강남 재건축 매물=지난 주말 개포지구 중개소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간간이 매수, 매도 문의만 있을 뿐 매매계약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5일 아예 문을 닫은 중개업소도 있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입주권)는 이번 규제에서 빠졌음에도 조합 수익과 직결되는 일반분양가의 인상이 억제되는 효과로 투자 매력이 반감됐다. 개포주공1단지 상가 내 A 중개소 관계자는 “매물이 좀 더 늘었는데, 매수자는 가격이 좀 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11ㆍ3 대책이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와 이 상태가 지속되면 조정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꺾이기 시작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은 지난 4일 0.12% 떨어져 34주만에 하락했다.

이 달 말 일반 분양을 앞둔 강남 재건축 단지 신반포 래미안 리오센트(신반포 18차ㆍ24차), 방배아트자이(방배3구역)의 청약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달라진 1순위 요건, 재당첨 금지가 적용되면 청약경쟁률은 크게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같은 서초구에서 지난달 분양한 아크로리버뷰의 경우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306대 1로 서울 최고를 기록했다. 신반포 래미안 리오센트의 일반분양가 예상치는 11ㆍ3 대책 이전 3.3㎡ 당 평균 4180만원으로, 가격이 조정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수지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 지난 주말 2만5000명이 몰렸다. 인접한 동탄2신도시가 전매제한이 준공 전까지로 묶인 반면 용인은 규제에서 제외돼 수요자의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6개월 후 전매’라고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띈다. [사진제공 =대우건설]

▶분양권 웃돈 상승=전매제한 연장 직전에 막차 탄 단지의 분양권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 1~3일 정당계약을 진행 한 마포구 신촌숲아이파크(신수1구역)의 분양권은 웃돈이 59㎡ㆍ84㎡A형이 최고 7000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B중개소 관계자는 “중도금 이자 후불제에 전매제한이 6개월이니 파는 사람입장에선 매물을 급하게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남4구 이외 서울 지역은 전매제한이 1년6개월로 연장됐다. 이 관계자는 “이달 말 분양인 신촌그랑자이(마포구 대흥2구역)도 전매제한이 길어졌어도 당첨만 되면 웃돈이 5000만원은 붙을 것”이라고 했다.

중개업소들 사이에선 11ㆍ3 대책을 환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성동구 C중개소 관계자는 “11ㆍ3 대책 강도가 높아서 당장 일손은 줄었지만, 진작 나왔어야 할 대책”이라며 “너도 나도 청약 시장에 뛰어들고, 아파트 가격도 너무 오르지 않았냐”고 말했다. 급냉한 시장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은 심리에 좌우된다는 통설과 내년 공급과잉설과 맞물려 시장이 하락기로 진입할 것이란 진단과, 초저금리에 뚜렷한 대체투자처가 없다는 점에서 일시적 조정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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