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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21세기 새로운 길 안내자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을 처음 한 사람은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탐험가인 월터 롤리 경(1552∼1618)으로 알려져 있다. 15세기에 서유럽 국가들은 ‘별’과 ‘나침반’에 의지, 드넓은 바다로 나가 새로운 세계를 열고 막대한 부를 이루었다.

이제 세계는 하늘과 우주를 선점하기 위해 탐험을 나서고 있다. 과거 새로운 영토 찾기의 동행자가 별과 나침반이었다면, 21세기의 길 안내자는 ‘위성항법시스템’과 ‘초정밀 GPS 오차 보정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위성항법시스템(GNSSㆍ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GPS와 러시아의 GLONASS, 유럽의 GALILEO와 같은 전 지구적 위성항법시스템이 개발되며 정확한 위치 측정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현재 통용되는 GPS 위성항법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약 13∼36m의 오차가 발생해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오차를 줄이면 항공기와 선박이 더 빠른 길을 찾고, 사고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치 오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인 SBAS(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이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인도가 SBAS를 운영 중이다. 미국과 유럽은 현재 자국의 영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BAS를 전 지구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상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의는 SBAS를 포함한 위성항법시스템을 보유한 국가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도 SBAS의 개발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이는 위성항법 분야에 있어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 정보통신사회의 핵심 인프라인 위성항법시스템 시장 진출에 필요한 굳건한 교두보를 갖게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2022년 항공 항법용 서비스를 목표로 SBAS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GPS 오차를 1~3m 이내로 보정하고 정지궤도위성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확한 위치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SBAS는 드론, 자동차, 철도, 선박 등 교통수단의 효율적인 운행관리와 위치기반서비스, 정보통신, 물류, 응급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기획재정부는 SBAS 개발 사업에 따른 항공 및 위치기반정보 분야에 대한 경제적 총 편익이 약 3463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앞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드론, 자율제어자동차, 해양선박 등에서 위치기반서비스가 활용되면 응용산업에 미치는 추가적인 경제적 편익 효과는 훨씬 클 것이다. 또한 SBAS 개발을 통해 축적되는 전문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을 개발한다면 외국의 위성항법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기술자립에 의한 독자 운영이 가능해 질 것이다.

15세기 대항해 시대에 서유럽 국가들이 별자리와 나침반을 이용해 영역을 확장한 것처럼 21세기 우주시대에 위성항법시스템과 SBAS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길 안내자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을 위한 범국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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