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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분만에 동탄까지…흔들림 여전” 지하 40m 달리는 고속철도 매력
개통 한달 앞둔 수서SRT 타보니



한 달 뒤 수서고속철도(SRTㆍSuper Rapid Train)가 개통된다. 노반공사를 시작한 지 5년만이고 국내 고속철도의 효시인 KTX가 등장한 지 12년만이다. SRT는 서울 강남구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역(화성), 지제역(평택)을 거친 뒤 천안아산역을 앞두고 기존의 경부선KTX 노선과 합류한다.

SRT를 운영사인 (주)SR은 11월 한 달간 승객을 태우고 영업시운전을 진행한다. 영업 전 마지막 테스트 운전이다. 기자도 2일 오전 수서역에서 SRT를 타고 오송역까지 시승했다.

㈜SR 소속의 승무원들. 자주색 유니폼으로 통일했다.(위) 앞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칸으로 운영될 4호차 내부모습. 객실 바닥엔 카펫을 깔아서 아늑한 느낌이다. [사진제공=철도시설공단]

▶색다른 보라색…흔들림은 여전= SRT의 상징색은 보라색이다. 파란색을 사용하는 KTX와 비교해서 일단 시각적으로 다른 느낌을 준다. 승무원들도 자주색 유니폼을 갖춰 입어 통일감을 꾀했다. 객실 안 시트도 보라색 등 온색(溫色) 계열로 꾸며졌다. 좌석 사이 공간은 기존 KTX에 비해 5.2~5.7cm 가량 여유 있게 설계 됐다. 특실과 일반실 1량 좌석에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목 받침대가 설치됐다.

(주)SR은 객실별로 콘셉트로 달리할 계획이다. 김복환 (주)SR 대표이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칸, 장거리 고객을 위한 칸 등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즐기기에도 적당하다. 기존 KTX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 속도(20Mbps)의 8배, 용량(30MB)은 2~2.5배 수준으로 개선했다는 게 (주)SR 측의 설명이다. 실제 와이파이를 맞춘 뒤 뉴스 동영상을 보는데 전혀 끊김이 없었다. 다만 소음과 진동은 KTX산천, 호남고속선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최고속도(시속 300km)로 달릴때엔 선반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80% 터널구간…불나면?= 61.1km인 SRT 전체 구간 가운데 86%는 터널구간이다. 그것도 지하 40~50m 깊이에 뚫린 터널. 이날 수서역을 출발한 SRT는 승강장을 떠나자마자 지하 터널로 진입했다. 동탄역까지 이동하는 15분간 내내 암흑같은 터널 속이다. 비상 대피로를 안내하는 야광표지판이 유일한 빛이었다. 이 때문에 ‘차창 밖 풍경’을 즐기긴 어렵다.

이날 보조 기관사로 동승한 김진태 기관사 매니저는 “아무래도 터널 내부가 어둡다 보니 구조물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지상보다는 긴장을 많이 하고 신경을 더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SRT는 시공과정 내내 ‘안전’으로 공격받았다. 특히 깊은 지하에서 사고가 나면 대처가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현재 율현터널 안에는 평균 2.3km 간격으로 대피통로 20곳이 있고 지상으로 곧장 연결되는 수직구는 16곳 조성됐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진입할 수 있는 진입로는 4곳이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열차를 나와 대피통로로 이동하면 기밀형 방화문이 작동해 유독가스가 차단된다”며 “화재시 3~20분대에 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칠득같은 터널 안에서 유사시 대피계획대로 대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지진에 안전한지도 예비 승객들의 관심사다. 일단 SRT 선로는 철도설계기준에 따라 전 구간을 규모 6.0의 지진에 견디는 1등급으로 시공됐다. 또 구간 중에 3개의 지진감비설비를 설치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게 (주)SR의 설명이다.

▶KTX보다 10% 저렴= SRT 운임은 KTX보다 평균 10% 저렴하다. 수서를 출발해 부산까진 5만2600원, 목포는 4만6500원이다. 특히 장거리 할인 등 운임 산정방식을 다양화해 수서~동대구, 수서~광주송정 구간의 운임은 최대 14%까지 낮췄다. SRT는 기존에 서울역과 용산역 등을 이용했던 고속철도 수요를 상당부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주)SR 측은 오는 2026년에는 수서역 일일 이용객은 4만3000여명, 동탄역은 5만7000여명으로 예상한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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