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정적(政敵)이었던 노무현정부의 정책을 주도했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임명하면서 현 정부 정책에 일대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청와대는 김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는 박 대통령의 ‘내치 권한’ 위임의 뜻이 담겨 있다는 입장도 밝혀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핵심 정책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가 그 동안 언론 등을 통해 밝힌 입장을 보면 상당 부분 현 정부와 대척점에 있었다. 김 내정자는 무엇보다 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김 내정자는 지난 9월6일 한 매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정부에서 책임의식을 가진 사람도,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부처도 보기 어렵다”며 “그러니 늘 늑장대응에 무책임한 결정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에 대한 고민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며 “이를테면 사드 문제에는 군사적 논리만, 가계부채 문제에도 금융 논리만 횡행한다”고 꼬집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누리과정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에도 비판적이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10월22일 모 매체에 기고한 ‘국정화, 지금이라도 회군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교과서를 국정으로 획일화하여 강제하기보다는 현실이라는 또다른 교과서를 잘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또 누리과정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1월20일 한 언론 칼럼에서 “지방정부가 떠안게 될 재정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될지 설명도, 상의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법이니 따르라고 강압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김 내정자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지난 9월20일에는 한 매체의 ‘김병준의 말’이란 칼럼에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도, 경제와 산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읽을 수가 없다. 오히려 주택담보대출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을 완화하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집값을 올리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대책을 내면서 주택공급물량을 줄이겠다고 해 집값 상승을 자극하기도 했다”며 “성장률이 떨어질 때면 해왔던 짓, 부동산을 부추겨 성장률을 올리는 짓을 하려는 것이다. 하지 마라. 결국은 지속성장의 발목을 잡을 야비한 일이다”고 비판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2014년 12월 모 신문 칼럼에서 “총무비서관을 비롯한 ‘실세 3인방’은 늘 화젯거리다. 권력이 이들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얼마나 더 3류 주간지에나 나올 법한 측근 비서들의 활극을 봐야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김 내정자가 거국중립내각을 대안으로 제시하다가 이번에 총리 제안을 수락한 것을 두고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데 대해 “여권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며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 때 입장을 밝힐 일 아니냐”고 답했다.
김 내정자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3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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