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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위기의 제조업...깊어지는 재계의 고민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위기다. 한국 경제 성장의 지렛대가 됐던 제조산업이 비틀거린다. 주요 제조산업을 대표하던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그렇다. 업종을 불문하고 너나할 것 없이 매출감소와 이익정체를 호소한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지만, 불행인 것은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매년 이 맘때면 내년 사업계획과 예산안 짜기에 들어갔어야 할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처지다. 제조산업이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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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일 휴대폰,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화학, 정유, 디스플레이 등 8대 제조산업을 대표하는 우리 기업들의 최근 6개 사업년도 실적(연결재무제표기준)을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제조산업은 2014년부터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하향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대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SK하이닉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등을 선정해, 각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를 분석한 결과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은 2011년 491조원, 2012년 540조원, 2013년 562조원 등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4년 감소세로 돌아선 뒤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감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올 상반기에 철강, 조선, 반도체, 정유, 디스플레이 등 5대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줄더니, 3분기에는 8대 업종 대표 기업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도 내리막 길이다. 2013년 56조6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2014년 40조원대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44조원대를 회복했지만, 올해는 전년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확연히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어둡게 하는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정국과 심각한 국정불안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경제심리를 최악의 불안상태로 몰아넣었다. 


전경련에 따르면 기업들의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1월 89.8을 기록해 지난 6월 이후 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 이하이면 경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인이 더 많다는 얘기다. 전망치가 9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들어 세번째로, 국정불안이 기업인 심리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두 기관은 “내년은 경제활동인구가 최초로 감소하는 해”라며 “올해보다 경제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입을 맞춘 듯 “내년 경제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점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랄 수 있다. 하지만 허투루 듣고 흘릴 얘기는 아니다. 그간 이들 민간경제연구소의 성장전망치가 한국은행보다 훨씬 높은 적중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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