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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성장 몸살 제약사…4분기 ‘반전의 묘약’은?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등 상위사
3분기 영업익 두자릿수 감소 ‘쓴맛’
약가 인하·R&D 투자 확대로 고전




유난히도 더웠던 올 여름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올해 3분기(7~9월) 제약계는 전반적으로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이 소식이 지연돼 공시됐다는 의혹에 따라 검찰의 수사까지 받으면서 최악의 3분기를 보냈다. 지난해 릴리, 얀센,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기술수출 계약 소식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것과 전혀 반대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31일 기준 3분기 영업실적을 공개한 제약사 중 매출액 기준 상위 10곳의 실적을 분석한 특징은 ‘저성장, 수익성 악화’로 요약된다.

▶상위 3개 제약사 중 유한ㆍ녹십자 매출 성장, 한미는 매출ㆍ이익 감소=우선 상위 3개 제약사의 실적을 보면 여전히 유한양행이 매출액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액은 35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인 3099억원에 비해 약 16%가 늘어났다. 반면 수익성 측면에선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영업이익은 올 3분기 159억원으로 지난해 221억원에 비해 28%, 순이익은 올 3분기 46억원으로 지난해 281억원에 비해 83%가 각각 줄어들었다.

매출액 기준 2위인 녹십자는 분기 매출액으로 사상 최대인 32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50억원보다 11%나 증가했다. 하지만 녹십자 역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는 쓴 맛을 봤다.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481억원보다 28%, 순이익은 올 3분기 229억원으로 지난해 579억원 비해 60%나 줄었다.

한미는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질쳤다. 올 3분기 매출액은 2197억원으로 지난해 2683억원에 비해 18%, 영업이익은 올해 137억원으로 지난해 357억원에 비해 61%가 줄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250억원의 적자를 보였던 순이익은 올해 3분기 63억원으로 흑자로 전환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이처럼 상위 3개 제약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로는 늘어난 R&D 비용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지난해 3분기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라이선스 계약금 유입이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라며 “올 3분기엔 매출의 19.4%에 해당하는 426억원을 R&D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가 약 39%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당장의 수익보다는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앞으로도 효율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근당, 삼진, 에스티팜만 선전…대부분 수익성 악화=3분기 매출액 기준 4위를 차지한 종근당만이 상위 제약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종근당의 3분기 매출액은 20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496억원) 대비 36.7%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17억원)에 비해 88.7%, 순이익은 1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억원)에 비해 78%가 각각 늘었다.

종근당 관계자는 “한국MSD로부터 도입한 ‘자누비아’ 등의 신규 품목 매출이 늘었고 기존 제품의 매출도 늘었다”며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매출액은 늘어난 반면 판매관리비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출액 5위와 6위를 차지한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는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에서 모두 뒷걸음질 쳤다. 대웅제약의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1490억원에서 올해 8.5%가 감소한 136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53억원에서 41%가 감소한 89억원,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121억원에서 절반이 감소한 62억원으로 나타났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 1490억원에서 올해 8.5% 감소한 1363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56억원에서 올해 89%가 감소한 16억원, 순이익은 지난 해 107억원에서 올해 절반 이하인 49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주요제품의 약가인하,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제네릭 제품과 신제품의 성장둔화로 인해 이번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매출액이 높았던 LG생명과학, 보령제약, 삼진제약 등은 매출액에서 한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지만 LG생명과학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보령제약은 영업이익이 11%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41%가 감소했다.

반면 삼진제약과 에스티팜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측면에서 모두 지난 해 3분기에 비해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상위제약사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약가인하, R&D 투자 확대로 고전…4분기 분위기 반전 기대= 이처럼 3분기 제약업계의 저성장 기조엔 전체적인 경기침체 분위기에 의약품 약가인하와 R&D 투자 비용이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는 4분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미와 같은 신약개발 중단 건 등 또 다른 악재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4분기는 제약업계에 긍정적인 소식이 많다. 4분기 상장이 예상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10여곳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올 해 상장기업 중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포함돼 있다. 제약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제약업계에 미칠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제약사들은 한 해 영업이 마무리되는 4분기에 목표치를 채우려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기간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4분기엔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한미 사태와 같은 일이 또 언제 터질지 알 수 없기에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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