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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일야방성대곡, ‘시굿선언’, 공주전…대학가 패러디 봇물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학생의 날’을 이틀 앞둔 1일 대학가에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을 통탄해 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풍자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1일 교내 호암관 외벽에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벽보를 111년전 문체로 게시했다. 1905년 11월 20일자 ‘황성신문’에 실린 장지연의 항일 논설을 패러디한 글이다.

대자보는 “천하 일 가운데 예측기 어려운 일도 많도다. 오천만 꿈 밖에 어찌하여 비선 실세 개입이 사실로 나타났는가? 이 진실은 비단 우리 한국 뿐 만 아니라 온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조짐인즉, 그렇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본 뜻이 어디에 있었던가?”라며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통탄한 심정을 표현했다.
[사진=성균관대 시일야방성대곡]

대자보는 “국민들의 삶을 돌보지 않고 권력에 의해 그것을 뒤흔드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아예 민주주의 형식 일반을 거부하는 이 권력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한단 말이냐? 대한민국의 역사를 뒤엎고 국민들을 기만하며 목을 조르는 박근혜 정부는 필시 하야하여야 마땅할 것이다”라면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이날 ‘시국선언의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어야 된다’는 내용의 2차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연세대 대나무 숲에 올라온 최순실 국정농단 풍자 소설 공주전도 화제에 올랐다. 공주전은 ‘옛날 헬-조선에 닭씨 성을 가진 공주가 살았는데 닭과 비슷한 지력을 가졌다’는 내용으로 시작되고, 모친을 잃은 공주가 스물셋이 되던 해 신분 세탁의 기회를 엿보던 무당 최씨가 공주를 뵙기를 청했다면서, 최태민-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인물관계의 형성 과정과 국정농단 과정을 그렸다.
[사진=캠퍼스에는 요즘 시국을 비판하는 서명작업이 한창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은 지난 31일 서울 성북구 석관캠퍼스 예술극장 앞에서 무당 복장을 갖춘채 펄쩍펄쩍 뛰며 경기도당굿 부정놀이, 통영오광대 문둥춤, 동해안 오구굿 등으로 구성된 ‘시굿선언’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굿선언에 앞서 한예종 총학생회는 “비이성적 시국에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 땅에 살아가는 예술인으로서 끝없는 고민과 발언을 통해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걷겠다”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했다.

같은 날 고려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박공주헌정시(朴公主獻呈詩)’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나라골이참 잘도라간다’ ‘이정도일준 예상모택다’라는 운율에 맞춘 글로 현 사태를 풍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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