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특별기고] 도시홍수, 투수성 도로로 줄일 수 있다
지난 18호 태풍 차바가 제주와 남해안 특히 부산과 울산의 도심부가 물에 잠기는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큰 피해를 남기고 지나갔다. 태풍 차바로 인해 피해가 커진 이유는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와 함께 도시부에서의 배수시스템의 용량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도시홍수를 저감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배수시설의 용량을 증가시키는 것과 저류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시간과 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도시홍수의 원인이 되고 있는 도로시설을 투수성으로 건설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도시의 불투수면은 건물의 지붕과 도로포장이며 도로포장이 50%정도를 차지한다. 지금까지의 도로시설은 물이 들어가면 조기에 파손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도로시설 속으로는 가능하면 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건설하고 들어온 물은 가능하면 빨리 배제되도록 관리되어 왔다. 이렇게 도시의 넓은 면적으로 차지하는 도로시설인 도로포장이 물을 배제하면서 도시홍수의 유발자가 됨에 따라 도로시설을 투수성으로 건설하는 방안이 시도돼 왔다. 특히 일본에서는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홍수량을 감안하여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도로시설을 설계하는 지침까지 만들어서 방재대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불투수성인 도로포장이 투수성으로 바뀐다면 도시홍수의 유발자에서 해결사로 변하는 반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도로의 내구성을 염려하는 도로전문가와 홍수저감 효과를 의문시하는 하천전문가들의 벽을 넘어야 한다.

도로전문가들은 도로시설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도로는 비가 와도 진흙이 되지 않는 평탄한 노면을 제공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다. 20세기 초에 아스팔트가 도로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도로포장이 완전히 불투수층으로 변하였으며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도시의 도로는 대부분이 아스팔트포장이다. 1950년대 중반에 수막현상에 의한 사고가 빈발하자 수막을 없애기 위해 표면에 공극이 있고 표층 밑에서 배수시키는 배수성 아스팔트포장이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도시홍수와 함께 도시의 열 환경을 고려하여 땅속으로 물을 침투시키는 투수성포장의 적용이 시도되었다.

도로포장을 투수성으로 한다는 것은 도시홍수에 대한 방재대책 이외에도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시의 도로에 투수성포장을 하게 되면 물과 공기가 통하게 되어 도로가 자연 상태와 유사한 지속가능한 시설이 될 수 있다. 서두에 언급된 바와 같이 도시홍수의 대책으로는 배수시설의 개선과 저류시설의 건설이 거론될 수 있으나 비용 문제로 시간이 걸리는 한계를 갖고 있다. 도시홍수를 유발시키던 도로포장이 자신의 저류능력을 활용하는 투수성포장으로 변모하면서 도시홍수 방재대책의 하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도시홍수의 방재대책으로서 투수성포장이 활발히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