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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적 넓게만 보이던 그 골목길
서울 서촌 지금도 구수한 부침개 내음
화성일대 수원 행궁동 옛도심 흔적 그대로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 오는데/ 어릴 적 함께 꿈꾸던 부푼 세상을 만나자 하네….”

골목길은 추억이다. 삶을 반추해보는 거울이다. 어릴 적 자라던 골목길은 그래서 나를 착하게 만든다. 골목길을 다시 찾는 것은 착한 나를 재발견한다는 점에서 최고의 힐링 중 하나이다.

서울의 북촌이 어느덧 행정과 교육 빌리지로 거듭났다면, 서촌은 여전히 어릴적 그 골목길, 그 장터를 간직하는 편이다. 서촌은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에서 통의동, 효자동, 청운동, 옥인동, 체부동, 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지금도 체부동 거리를 걸으면 구수한 전(煎) 내음이 풍기고 효자동 수성동 골목 끝에선 수성계곡을 만날 수 있다. 낮은 한옥 사이로 개성 있는 카페와 소품 가게가 들어서 있다. 골목길 접어들 때에, 내 가슴은 다시 뛴다.

추억에 젖다 부침개에 대포 한 잔 하고, 늦가을 찬바람이 분다면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면 따스하다. 한국관광공사는 골목길을 11월 가볼만한 곳으로 정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화성일대 수원 행궁동은 장안문과 성벽 등 서울보다 더 선명하게 옛 도심의 흔적을 간직한다. 주민, 시민 단체,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벽화를 그리면서 골목이 새로운 생기를 얻었다. 장안문 근처 시장 등 먹거리가 가득하다.

원주중앙시장 미로예술시장은 미로 같은 골목이 흥미롭다. 낡고 인적이 드문 2층 상가의 묵은 때를 벗기고, 젊은 예술가의 손길을 더해 재미난 예술 시장으로 거듭났다. 체험 공방, 골목미술관 등이 마음을 정화시킨다. 대전 대흥, 선화, 은행, 중앙동 일대는 100년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원도심이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을 거쳐 장태산자연휴양림,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한밭수목원을 다니면서, 추억은 추색(秋色)과 하나가 된다.

경주 감포공설시장 건너편 해국길은 1920년대 개항 이후 일본인 이주 어촌이 형성된 곳으로, 당시 가장 번화한 거리였다고 한다. 처용은 울산쪽으로 들어왔지만, 상당수 페르시아 상단이 감포를 통했다고 향토사학자들은 전한다.

대한민국 생태 여행 1번지 전남 순천은 철도문화마을, 남제골 벽화마을, 낙안읍성, 순천만습지, 만국가 정원, 선암사 등을 만끽할수 있는 ‘추억 백화점’이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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