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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공유형 캠퍼스에는 정문도 경비실도 없다?
부경대 정문 기둥 없애고 지역사회 소통나서

2009년 담장 허물자…지역문화ㆍ상권 활성화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대학이라면 으레 있어야할 정문(문주ㆍ門柱)이 사라졌다. 최상위 교육기관의 상징이자, 상아탑의 권위를 대변해온 정문과 경비실을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는 앞으로 찾을 수 없게 됐다.

부경대는 올해 대학 통합 2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해온 대학 정문 단장 사업을 끝내고 1일 준공식을 가졌다. 새롭게 꾸며진 정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오랜 관행에 따라 상징구조물로 세우는 딱딱하고 높다란 문주(門柱) 같은 시설물이 없다는 점이다.

부경대는 1984년 설치한 문주 4개를 모두 없애는 대신 진출입 통행로를 18m(기존 15.6m)로 넓혔다. 통행자들의 시선과 공간을 빼앗던 구조물이 사라지자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더 안전하고 원활해졌다. 부경대는 문주 없는 정문을 통해 상아탑이라는 권위의 이미지를 벗고 안과 밖의 소통이 더 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경대는 올해 대학통합 2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해온 대학 정문 단장사업을 끝내고 1일 준공식을 가졌다. 새롭게 꾸며진 정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오랜 관행에 따라 상징구조물로 세우는 딱딱하고 높다란 문주(門柱) 같은 시설물이 없다는 점이다. 사진은 부경대 정문 전경. [사진제공=부경대]

대학 정문의 ‘단짝 시설물’인 경비실도 사라졌다. 최근 차량을 이용한 진출입 증가로 기존 경비실 안내 업무는 정문 입구에 자리한 차량관제소로 옮겨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부경대는 개교 때부터 자리를 지켜온 경비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광장(1935㎡)을 만들었다. 이 광장은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만남의 공간으로 24시간 열려있다.

이처럼 부경대 정문 지역이 개방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소통도 원활해졌다. 과거 이 지역 주민들이 광안리해수욕장을 가기 위해선 대학교 캠퍼스를 돌아서 걸어가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교정을 통과하면 걸어서 10분 거리로 훨씬 가까워져 캠퍼스 전체가 태평양 바다를 향해 활짝 열린 멋진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변화는 2009년 대학교 담장을 허물면서 시작됐다. 당시엔 안전문제와 우범지역화에 대한 우려로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담장이 없어지면서 걱정도 함께 사라졌다. 캠퍼스가 개방되자 지역 주민들과 청년들에게서 좋은 반응이 나타났다. 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상권이 살아나고, 인근 주거 지역은 광안리해수욕장과 함께 낭만과 열정의 청년문화 중심지로 떠오르게 됐다.

인근 주민 최민영(43) 씨는 “시간이 날때면 아이들과 함께 자주 캠퍼스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정문이 굳게 닫혔던 옛날과는 달리 부경대는 지역문화를 이끄는 새로운 중심지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

부경대 관계자는 “대학 정문엔 당연히 문주가 있어야하고 정문에 꼭 경비실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졌다”며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청년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한 캠퍼스가 활기로 가득차고 있다”고 설명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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