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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디자인만 바꿔도 치매예방’…서울시 2곳 시범사업
-다세대ㆍ아파트단지 2곳 ‘인지건강디자인’ 적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서울시가 아파트와 다세대 밀집지역 생활환경 디자인을 바꿔 노인 치매 속도를 늦추고 나아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헷갈리기 쉬운 아파트 출입구에는 이름을 붙여 이정표를 달고 층마다 눈에 띄는 색깔로 커다란 숫자를 써 층수 구분이 쉽도록 했다. 썰렁했던 쉼터는 음악과 꽃향기, 밝은 조명이 오감을 자극하는 휴식처로 변신했고, 이용이 뜸하던 운동공간에는 그림을 보며 체조를 따라할 수 있는 체조판과 지압길도 생겼다.

서울시는 노인과 어린이 등 주민들의 인지건강 유지ㆍ향상을 위해 생활공간에 개선된 디자인을 적용하는 ‘인지건강디자인’ 시범사업을 양천구 신월1동(다세대ㆍ다가구 밀집지역)과 영등포구 신길4동(임대아파트 단지) 2곳에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는 노인인구와 치매 고위험군 비율이 높은 자치구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지역을 선정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치매가정 및 인지능력이 약해진 어르신 주거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인지건강 주거환경 가이드북’을 국내 최초로 발간,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전국으로 배포한바 있다.

서울시는 지역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ㆍ적용하기 위해 자치구와 협업해 사전 조사ㆍ분석을 실시했다. 또, 사업 전 과정에 워크숍 등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어져 효과적인 이용자 수요반영이 가능했다.

신길4동 임대아파트에는 단지 내 7개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기억 키움7’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억둘레길(보행로) ▷기억마당(운동공간) ▷기억쉼터(휴식공간) ▷기억마루(층별표시) ▷기억이정표 ▷기억갤러리(추억나눔) ▷기억우편함 등이 담겼다. 예를 들면 기억둘레길은 단지를 한 바퀴 도는 220m 산책로다. 바닥에 초록색으로 보행길을 표시하고, 턱이 있는 부분은 노란색으로 구분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또, 걷다가 힘들면 쉴 수 있도록 100m 간격마다 1인용 벤치를 놓고, 낮은 키의 볼라드 조명을 설치해 어두워져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14년에 시범 적용한 다세대ㆍ다가구 밀집지역인 신월1동에는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보행에 위험이 따르던 이면도로 바닥에 라인을 표시, 선을 따라 동네를 돌 수 있는 순환형태의 ‘이음길’을 만들었다. 또 길 중간에 쉼터를 만들어 걷다가 힘들면 앉아서 쉬도록 했고, 교차로 사인을 새롭게 개선했다.

서울시는 두 곳 이외에도 현재 노원구 공릉동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7개동에 지역현황에 맞춘 인지건강디자인 적용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릉동 사업이 완료되면 신월1동, 신길4동의 적용사례와 종합해 내년에 주거환경 내외부의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사례집을 발간해 일반시민은 물론 수요가 있는 SH공사, 공공기관, 타 시도 등에 보급함으로써 인지건강디자인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변태순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문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우리 가족의 문제”라면서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인지건강디자인을 개발ㆍ적용해 고령화를 대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정책으로 확대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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