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귀국’ 최순실, 검찰 비호 의혹도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정농단과 비선실세 의혹을 낳은 최순실(60)씨가 31일 검찰에 전격 소환되지만 조사 이후에도 수많은 의혹들이 그를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먼저 200여개의 청와대 문서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 태블릿PC의 주인을 놓고 여전히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JTBC는 김한수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행정관이 태블릿을 개통해 최 씨에게 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면 김한수 행정관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사고로 숨진 고 이춘상 보좌관에게 태블릿PC를 넘겼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채널A는 보도했다.
[사진설명=대한민국 뒤흔든 ‘최순실 게이트’ 실체 밝혀질까.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3시 검찰에 소환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부터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취재진들이 포토라인을 치고 최씨의 출석을 기다리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
검찰은 일단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최 씨는 “태블릿PC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쓸 줄도 모른다. 내 것이 아니다”고 정면으로 부인하는 상황이다. 청와대 문건유출의 핵심 증거인 만큼 이른바 ‘최순실PC’를 놓고 당사자들의 엇갈린 주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행방을 놓고도 의문이 나온다. 최 씨는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딸이 심경 변화를 보이고 있어 두고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지만 30일 혼자 국내에 들어왔다. 유라 씨는 유럽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최 씨가 딸을 두고 돌연 귀국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씨가 독일이 아닌 영국까지 가서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것에 대해서도 딸의 거처를 숨기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라 씨 역시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인 만큼 국내 귀국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순실 사태’로 최태민 일가와 박근혜 대통령 간의 관계도 수면 위로 올라 왔다. 최 씨의 부친인 최태민 씨는 1970년대 불교, 기독교, 천도교를 종합해 만든 ‘영세교’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를 ‘주술’, ‘샤머니즘’, ‘무속인’ 등의 단어와 결부지으면서 관련 의혹은 증폭됐다.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주술적 멘토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최 씨가 굿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지적하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 검찰 수사로 그동안 수많은 설이 난무했던 최태민 일가와 박 대통령 간의 관계가 비로소 해명될 지도 관심이다.
이밖에도 최 씨의 인터뷰 보도 이후 잠적했던 핵심인물들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최 씨가 자진 귀국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갑작스럽게 전개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며 청와대와의 공모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최 씨가 런던발 비행기를 탑승한 사실을 알고도 인천공항에서 최 씨를 긴급체포하거나 바로 소환하지 않고 하루 이상의 시간을 벌어줘 이같은 의혹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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