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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옴부즈맨들…“안티현대 해답은 소통, 발전 바라는 소비자 많다”
4개월간 현대차 옴부즈맨 활동한 2인 인터뷰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제가 20만명 회원이 활동하는 싼타페 DM 동호회를 운영 중인데요, 소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무작정 현대차를 싫어하는 분만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현대차 모델이 더 개선되서 소비자를 만족시켜주길 바라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 주말 29일 서울 도곡동 현대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린 ‘H-옴부즈맨’ 최종 발표회를 마친 최세진 씨가 이 같이 말했다. 이광국 신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앞에서 현대차에 대한 고객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거침없이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한 직후였다. 


H-옴부즈맨 최종 발표회장서 가장 먼저 발표자로 나선 최세진 씨

현대차가 고객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소통강화 일환으로 지난 4개월간 진행한 H-옴부즈맨은 고객들이 현대차 실상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발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직접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옴부즈맨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를 싫어하는 속칭 ‘안티현대’가 생겨나는 데는 부족했던 소통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안티현대 고객은 현대차를 선택했다 실망한 소비자들이라며 이 중에서도 현대차의 개선과 발전을 바라는 소비자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최 씨의 경우도 1997년 운전면허를 취득한 뒤 아반떼 XD를 첫차로 구매하고 싼타페 DM으로 갈아탄 뒤 현재 신형 그랜저 IG를 구매할 계획을 갖고 있는 현대차 ‘골수팬’이다. 이번 옴부즈맨 프로그램에도 그랜저 IG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합심해 참여하게 됐다.

최 씨는 “싼타페 동호회나 그랜저 동호회서 소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현대차에 대한 증오도 있지만 차에 대한 아쉬움이나 개선사항에 대해 지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내가 탈 차에 대해 나쁜 소리만 듣고 싶지 않아 적극적으로 현대차에 개선이 필요한 점을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또 “옴부즈맨 활동을 하다보니 내수용 투싼이 코너 충돌에 있어 미국 수출용보다 더 우수한 점을 알게 되는 등 그동안 내수차별로만 인식했던 선입견들도 일부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대차가 여전히 설명보단 변명이나 핑계를 많이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세타2 엔진 문제 시 현대차는 청결도 문제라고만 일관했고, MDPS(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논란 시에도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고객들에 상세히 안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 최 씨는 발표회장서 현대차 임직원들을 앞에 두고 “현대차가 해명을 해도 변명으로 들리게 된 상황에 현대차는 스스로를 양치기로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꾸짖기도 했다.

이에 최 씨는 “고객센터 현장에서 앵무새 같은 답변이 아니라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설명들이 고객들에게 안내돼야 현대차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애 첫차 구매 고객 마케팅을 제안해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분야 우승을 차지한 최세원 씨도 “현대차가 높은 가성비와 우수한 경제성의 차를 만들고도 욕을 먹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 역시 그랜저 TG를 구매했던 현대차 고객이었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우승을 차지한 최세원(오른쪽 세번째) 씨

최 씨는 “고객들 사이 문제가 생겼을 당시에는 쉬쉬하다가 나중에서야 뒤늦게 해결책을 내놓은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문제”라며 “과거 수타페 논란 때나 최근 세타2 엔진처럼 고객들이 불안해하는데도 현대차는 뭐가 문제이고 언제까지 해결해주겠다는 소통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水)타페는 2013년 산타페 DM이 신차인데도 비가 오면 물이 샌다고 해서 붙은 오명이다. 현대차가 누수 불량을 개선하기 위해 금형까지 바꾼 것은 누리꾼들의 상당한 질타를 받은 뒤였다. 옆나라 일본에서도 수타페는 조롱거리가 된 바 있다.

최 씨는 최근 현대차가 내수고객을 잡기 위해 단순 변심에도 차를 교환해주는 어드밴스드프로그램 도입도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를 많이 사준 고객을 위한 것이라면 내수판매가 잘 될 때 나왔어야 했는데 판매가 줄자 이런 프로그램이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옴부즈맨 활동을 하면서 현대차가 수입차보다 고객 접점이 더 많다보니 지적을 더 많이 받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현대차가 좋은 차를 만들어야 국내 소비자에 결국 득이 된다는 것이 소비자들 기본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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