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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손과 발은 거들 뿐…혼자서 내부순환로 통과한 E-클래스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김포공항에서 강북구 번동으로 가는 코스에는 내부순환로를 통과하는 구간이 있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을 제외하면 꽤 긴 거리에 걸쳐 정체현상이 빚어져 운전자들에게 적잖은 피로감을 주는 길이다.

지난달 금요일 오후에도 신형 E-클래스를 타고 김포공항에서 내부순환로로 진입하는 길까지는 거의 막히지 않았는데 내부순환로에 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자 아니나다를까 차들이 서행하기 시작했다.

정릉 램프까지 남은 거리는 대략 10㎞ 이상. 이 때부터 디스턴스 파일럿 디스트로닉 (Distance Pilot DISTRONIC) 기능과 스티어링 파일럿 (Steering Pilot)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브 파일럿(DRIVE PILOT)을 켰다.

제한 속도를 내부순환로 규정 속도에 맞추고 차간 거리를 중간 수준으로 유지한 채 페달에서 발을 뗐다. 직선 코스에서는 무난하게 앞차와의 거리를 지키며 자연스럽게 교통 흐름에 따라 속도를 올리거나 줄였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앞차가 서면 똑같이 멈췄다.

인상적인 부분은 코너에 진입했을 때 스티어링 휠이 알아서 돌아간 점이었다. 처음에는 불안감에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기도 했지만 이후 손을 올려만 두고 있어도 저절로 코너를 통과했다. 평소 운전 시 스티어링 휠을 직접 돌리는 것이 비해 조금 늦게 반응하기는 했지만 비교적 정확하게 각도를 맞춰 나아갔다.

간혹 옆차선 앞차가 끼어들 때도 있었지만 이 상황에서도 신형 E-클래스는 돌발상황을 감지하고 여기에 맞춰 속도를 적절히 줄였다. 


불시 상황에 대비해 발을 페달에 계속 대고 있기만 하다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자 10초 정도 후에 헤드업디스플레이에 손을 스티어링 휠에 올려 놓으라는 경고 그림이 표시됐다. 적어도 양손으로 스마트폰 등 운전과 관련 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주의표시였다.

중간에 터널을 통과하는 지점이 두 번 있었는데 터널 속에서도 이 같은 드라이브 파일럿은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터널에서는 더 뉴 E-클래스에 최초로 적용된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Wide-Screen Cockpit Display)가 빛을 발했다.

화면이 양분되며 왼쪽에는 풀 3D 지도가 펼쳐졌고, 오른쪽에는 터널 모습이 보여 보다 생생한 시각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정체가 계속되며 30분 넘게 걸려 내부순환로를 통과하기까지 실제 손과 발로 운전에 개입한 시간은 5분도 안 됐다. 나머지는 신형 E-클래스가 알아서 운전한 셈이다.

다만 손을 떼면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교통량이 많은 구간이라 완전히 운전에서 배제되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신 손과 발의 피로감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고, 스티어링 휠이 저절로 움직이며 안정적으로 회전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더 뉴 E-클래스에서는 그동안 스티어링 휠의 버튼식 조작기능이 최초 터치컨트롤로 변경됐다. 스티어링 휠 양쪽에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터치컨트롤이 달려 있다. 좌측 터치로는 계기반 메뉴를 선택할 수 있고, 우측 터치로는 디스플레이 메뉴를 조작할 수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터치에 따른 인식이 정교했다. 운전 중 양쪽 엄지손가락으로 번갈아 터치를 해봤는데 원하는대로 화면이 넘어갔다.

하지만 터치하는 공간이 다소 좁았고 스티어링 휠을 잡고 터치하기에는 엄지손가락에서 먼 느낌이 있어 불편했다. 버튼에 익숙해진 사용자라면 이 같은 방식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손이 작은 운전자도 다소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한 모델은 E 300 4MATIC. 직렬 4기통 가솔린 싱글터보 엔진에 9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운동 성능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속도를 쭉쭉 올리는 과정에서 중간중간 덜컹거림과 같은 느낌이 감지돼 벤츠 특유의 부드러움은 다속 약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뛰어난 반자율기능에 비해 아쉬운 대목이었다.

총 80㎞ 남짓 운전한 결과 연비는 9.8㎞/ℓ도 기록됐다. 공인복합연비는 10.3㎞/ℓ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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