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매출기준 600社 BSI조사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업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조사에서 11월 전망치가 89.8로,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로써 경기전망치는 6개월 연속 100을 하회하게 됐다. 올들어 경기전망치가 9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86.3)과 8월(89.5)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처럼 경기전망치가 저조한 것은 조선, 해운업종의 구조조정이 한창인 데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마저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기업 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특히 내수ㆍ수출 부진 장기화 등 대내적 요인에 미국의 금리인상과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더해져 경기가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기업 실적치도 89.0으로, 18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부문별 실적치는 내수(96.6), 수출(91.5), 투자(95.1), 자금사정(98.1), 재고(105.5), 고용(97.0), 채산성(91.9)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재고는 100 이상이면 재고과잉을 의미하므로 다른 항목들과는 달리 100이 넘으면 부정적인 답변에 해당한다.

기업 심리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02년 이후 최근까지 약 15년 간 성장률과 기업경기전망치를 5개년씩 3구간으로 나눠 평균을 낸 결과에 따르면 성장률과 경기전망치는 단계적 하락을 거듭했다. 성장률은 4.9%(2002∼2006년)에서 3.8%(2007~2011년), 2.8%(2012∼2016년 3분기)로 떨어졌고, 평균 기업경기전망치는 104.2(2002∼2006년)에서 99.6(2007~2011년), 94.8(2012∼2016년 11월)로 하락했다.

기업경기전망치가 2구간 연속 하락한 것은 경기를 긍정적으로 예측한 기업보다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점점 더 많아졌다는 의미이다.

한편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독일과 미국 기업들의 경기판단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나라 기업들의 경기전망치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위축되는가 싶다가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도 올해초까지는 기업들의 경기 판단이 부진했으나 최근 호조세로 돌아섰다.

송원근 전경련 본부장은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기업경기전망이 유독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BSI와 경제성장률은 비슷한 방향성을 보이는데, 최근 국내외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에 비춰본다면 향후 기업심리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