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폴리시(FP)는 최근 미국에 대해 거침없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친중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보가 이 같은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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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 필리핀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0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약속했다. 25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최대 준설업체인 중교준설은 최근 필리핀의 메가 하버 항만발전공사와 208 헥타르 규모의 간척사업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23일 스카보러 암초에서 필리핀 어선의 조업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간 중국은 지난 7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에도 필리핀의 조업을 막아왔다.
이와 같이 친중 전략과 함께 계속해서 필리핀이 얻어가는 것이 많아질 경우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주변국 또한 필리핀 외교 정책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FP는 베트남에서는 이미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30일 응오 쑤언 릭 베트남 국방장관은 중국의 마오쩌둥 묘를 방문해 화환을 바쳤다. 그는 또 베트남 독립전쟁에 참전한 중국인들의 이타적인 도움 또한 베트남인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또한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만남에서 과거 중국의 도움을 잊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미국보다 중국이 더 중요한 무역 파트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국가로 퍼져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FP는 이제 아시아 국가들에게 최대의 교역국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보를 저지하고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미국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필리핀을 필두로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다고 해도 이를 외교 전략의 완전한 전환이 아닌, 일종의 균형적 외교를 향한 시도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의 새로운 전장’의 저자 리차드 헤이다리안은 “현재까지는, 필리핀 외교 정책의 완벽한 혁명이라기 보다 전략적인 재조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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