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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ㆍ최태민 감싼 朴 대통령, ‘배신 트라우마’ 탓?
[헤럴드경제=김은빈 인턴기자]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비선 실세 논란에 휩싸인 최순실과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했다. 이는 과거 최 씨의 부친인 최태민 씨에 대한 그의 발언과 흡사해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후 4시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최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며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 씨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혀 사실상 최 씨의 연설문 관여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경선 시절 최 씨와의 관계를 묻자 내놓은 답변과 겹친다.

박 대통령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제기된 ‘최태민 일가’ 관련 의혹으로 한차례 파문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그 분(최태민)은 목사님으로 나라가 어려울 적에 많이 도와줬다”며 “아버지마저 돌아가셔서 어렵고 힘들 때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도와주고 위로해 주셨다.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들끓는 여론에도 박 대통령이 최 씨 일가를 계속 감싸는 데 대해 ‘배신 트라우마’를 지목한다.

박 대통령은 1979년 10ㆍ26사태 후 97년 말 정계에 나오기 전까지 은둔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1981년 쓴 일기에는 ‘지금 상냥하고 친절했던 사람이 나중에 보니 이(利)에 기가 막히게 밝은 사람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덧없는 인간 사이다’라고 적혀 있다. 이는 서울의 한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장관을 지낸 한 인사가 그와 마주치고도 모른 척한 날 쓴 것으로 전해진다.

육영수 여사 서거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최 씨 일가는 이후 40년 가까이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날 한겨레를 통해 공개된 최 씨의 녹취록에는 그가 박 대통령과 의리를 지켜, 비선 실세로서 여러 권력을 얻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kimeb265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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