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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연설문 사전유출 의혹 일파만파] 崔는 朴대통령에 오장육부 같은 존재?…옥상옥 논란
최순실 씨가 언론에 비중 있게 등장한 건 2014년 정윤회 씨(2014년 5월 이혼)의 ‘비선 국정농단’ 논란 때였다. 이때 만해도 숨은 실세의 중심에는 정 씨와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이 있었다.

최 씨는 1970년대 박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시기 측근이던 최태민(1912~1994) 씨의 다섯번째 딸로, 박 대통령보다는 4살 어리다. 10.26 이후에도 박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갔다. 2006년에는 박 대통령이 유세를 하다 피습을 당해 입원했을 때 극진히 간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 씨가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은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깊숙이 개입했고 급기야 대통령 연설문 같은 극도로 민감한 청와대 내부 문건까지 사전에 받아봤다는 정황이 속속 제기되면서 최 씨는 비선실세의 핵심이자 몸통으로 떠올랐다. 2013년 정유라 씨와 관련돼 이례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승마협회를 조사ㆍ감사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사실은 정윤회의 딸이라서가 아니라 최순실의 딸이기 때문이었다는 뒤늦은 퍼즐 맞추기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고집’, ‘불통’ 등 추상적인 단어들로 설명이 가능했던 일들에 ‘최순실’을 추가하자 이해가 가능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특히 최 씨가 ‘첨삭’을 통해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 손을 댔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박 대통령의 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그가 정권을 쥐락펴락 했다는 전대미문의 비선 개입 스캔들로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감한 청와대 내부 문건이 왜, 누구를 통해, 얼마나 넘겨졌는지에 따라 베일에 감춰졌던 최 씨의 영향력과 박 대통령과 관계는 좀더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문고리 3인방은 생살, 최순실은 오장육부’라는 청와대 내부에서 흘러나온 표현이 과장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2007년 경선 캠프와 2012년 대선 캠프 등을 거치며 ‘대통령 박근혜’를 만들기 위해 애쓴 인사들의 상당 수를 ‘배신’이라며 내치거나 거리를 둘 정도로 차가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최 씨에게만큼은 예외였다. 배우자나 자식이 없고 형제자매들과도 육영재단을 둘러싼 갈등으로 오래 전 척을 진 박 대통령에게 최 씨는 친인척이나 다름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설명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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