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 등 우리가 사용하는 SNS는 정작 몇 개 되지 않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SNS가 존재합니다.
지난 12일 색다른 SNS가 탄생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소셜미디어 '리치키즈'(Richkids.life)인데요. 이 어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월 1000달러(약 114만원)의 회비를 내야 합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허세 넘치는 젊은 슈퍼리치들이 주 타겟입니다.
리치키즈 어플 화면[출처=리치키즈 홈페이지] |
미칼 하루슈티악ㆍ유라지 이반 공동 CEO는 ”회비 1000달러는 흙수저들이 접속할 수 없는 환경에서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것에 대한 세금“이라며 ”이용자들 사이에서만 사진ㆍ영상 또는 게시물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교류가 활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수저들끼리만 그들의 사치생활을 공유해 일반인들이 조롱이나 비아냥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게 하자는 것입니다.
이제 막 런칭한 이 소셜서비스는 자사 어플과 사이트 홍보를 위해 잘 나간다는 슈퍼리치 10명에게 무료 초대권을 발부했습니다. 물론 이들 모두 자신들의 화려한 일상과 돈을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SNS 스타들이죠. 이들 중 현재 8명이 초대에 응하면서 무료 회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율리아 스타키바[출처=율리아 스타키바 인스타그램] |
리치키즈 첫 초대장은 ‘율리아 스타키바(Julia Stakhiva)’가 거머쥐었습니다. 런던 리젠트대를 다니는 23세 ‘금수저’ 여성이죠. 그는 필라와 치아 미백 등 몸을 치장하는 데에 1년 간 5000만원 이상을 씁니다.
한달 평균 의류 구입 비용은 약 3000만원, 그가 이미 소유한 옷의 가격만 수십억원에 이르죠. 최고급 스포츠카는 기본이고 머리 손질을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날아가기도 합니다.
물론 그가 쓰는 돈은 부모로부터 나왔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당연하게 주어진 부(富) 때문일까요. 그의 가치관은 남들과는 다릅니다. 스타키바는 얼마 전 ”나는 직업을 가지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교육을 잘 받았다. 가족과 친구들은 나를 리더로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직업을 가질 생각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조이 비셀 |
자칭 ’자수성가 백만장자‘ 조이 비셀(Joey Bissell)도 리치키즈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는 세계 최대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 희귀한 금과 화폐들을 팔아 부자가 됐습니다. 얼마 전엔 1945년에 찍힌 100파운드짜리 화폐를 8배인 800파운드에 판매했다며 인증샷을 올렸죠.
에미르 바하디르[출처=에미르 바하디르 인스타그램] |
올해 25세인 터키 부동산 재벌 상속자 에미르 바하디르(Emir Bahadir). 그는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모습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그리스에서 슈퍼요트를 타고 그 다음주엔 스위스 알프스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죠. 여유로운 모습으로 자신의 부를 자랑하는 바하디르는 최근 뉴욕 맨해튼의 300만 달러(약 34억원)짜리 펜트하우스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로버트 카발리 |
전설의 패션 아이콘인 리카르도 카발리의 장남인 로버트 카발리(Robert Cavalli). 그도 현재 24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SNS스타입니다. 2012년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카발리는 수많은 모델 및 할리우드 스타들과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업데이트합니다. 그는 공식적으로 리치키즈에 가입했음을 밝혔습니다.
록시 콘라드 가웃[출처=록시 콘라드 가웃 인스타그램] |
미스테리 20대 상속녀로 알려진 록시 콘라드 가웃(Roxie Conrad Gaut)도 카발리와 마찬가지로 직접 가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록시 어머니인 스테이시는 ‘콘라드 투자회사’에서 22년간 CEO로 활동한 억만장자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 외에 다른 정보는 모두 베일에 가려져있습니다. 록시도 바하디르처럼 휴가를 즐기는 슈퍼리치네요.
로드리고 알베스[출처=로드리고 알베스 인스타그램] |
재벌 2세보다도 성형 중독남으로 더 잘 알려진 로드리고 알베스(Rodrigo Alves)도 리치키즈의 초대에 응했습니다. 그는 인형 바비의 남자친구인 ‘켄’을 닮고 싶어서 총 42회의 성형수술을 감행했죠. 2004년부터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수술하기 시작한 그는 수술비용으로만 30만 5000파운드를 쏟아부었습니다. 알베스는 리치키즈를 통해 슈퍼리치 인맥을 쌓고 VVIP 클럽과 바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줄리엣 로르데. 로르데는 또래의 여성 재벌2세들과 다르게 액세서리나 명품백보다는 슈퍼카나 현금 자랑을 일삼는다[출처=줄리엣 로르데 인스타그램] |
이 외에도 슈퍼카나 현금 자랑을 일삼는 프랑스 출신의 줄리엣 로르데(Juliette Lourdes), 25세 이스라엘 청년사업가 도르 부코브자(Dor Bukobza), 6500만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는 콘시어지 서비스 사업가 닐 매튜(Neil Matthewㆍ27)도 리치키즈를 시작했습니다.
한편 셀럽들 중 10대들의 아이돌인 마일리 사일러스와 카일리 제너에게도 초대장이 발부되었으나, 아직 초대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트로폴리탄 클럽 SNS는 시작한지 두 달 만에 문을 닫았다. 현재 네트로폴리탄 클럽 사이트는 접근할 수 없다[출처=네트로폴리탄 클럽 홈페이지] |
사실 슈퍼리치들을 타겟으로 한 SNS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4년 9월 15일 부자들 만을 위한 ‘네트로폴리탄 클럽(Netropolitan Club)’이라는 SNS가 개설했죠. 당시 가입비만 무려 9000달러(약 1022만원). 추가로 연회비가 3000달러(약 340만원)였습니다. 그러나 회원 모집에 실패한 네트로폴리탄 클럽은 불과 두 달만에 문을 닫고 말았죠.
리치키즈의 탄생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도 ‘빈부격차’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소셜미디어의 가장 큰 장점을 없애고 온라인상에서까지 빈부격차를 느끼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죠.
이 SNS의 ‘주인공’이 될 젊은 슈퍼리치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생각보다 시원찮습니다. 불특정 다수 대중 앞에서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그들에게 이런 류의 폐쇄된 SNS는 쓸 데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팬덤’을 형성해왔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이 중 한 명인 이반 루스라는 “단순히 비밀스럽게 사진이나 영상 따위를 올리자고 한달에 1000달러를 쓰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수저끼리만 노는 장을 열겠다는 이 SNS가 금수저들 사이에서 얼마나 큰 인기를 끌지는 두고볼 일입니다.
y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