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 장관은 21일 “대통령의 발언은 서양의 의존도를 낮추고 외교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CNN방송은 로페즈 장관이 사태수습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미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필리핀 정부로부터 양자 협력 관계를 변경할 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요청받지 못했다”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국 결별 선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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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주최된 필리핀 기업인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얘기할 수 있다”라며 “그리고 세상에 맞서는 것은 중국, 필리핀, 러시아 이렇게 세 나라라고 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더 이상 미국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미국에 가면 우리는 그저 모욕이나 당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테르테가 미국에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담 기간 중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에서 마약 사범들에 대한 비사법적 처형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개자식, 내가 욕을 해주지”하며 영어와 타갈로그어로 말했다. 이에 미국은 양자회담을 취소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욕설에 대해 사과했다. CNN방송은 두테르테가 사과문을 발표한 후 “관료들이 부추겨서 그렇게 한 것일 뿐”이라며 적대적인 자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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