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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운 이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정영주 ‘사라지는 풍경’전
인사동 선화랑 정영주 개인전, 11월 5일까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남루하고 때묻은, 먼지 가득한 판자촌 풍경이다. 아스라한 어둠이 깔린 달동네는 가로등이 하나 둘 들어오면서 온기를 전달한다. 캔버스 뒤에 조명을 달아 놓은 듯 골목길과 집안에 빛이 퍼지는 그의 그림을 마주하고 있으면, 하루종일 바늘을 바짝 세웠던 거친 마음이 노곤노곤 해진다.

이제는 빌딩숲으로 변해 사라지고 없는 마음속 고향같은 풍경을 그리는 정영주 작가가 선화랑(대표 원혜경)에서 ‘사라지는 풍경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2013년 이후 3년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정영주 `사라지는 풍경 711`, 한지 콜라주 아크릴릭, 130.3x193.9cm, 2016.   [사진제공=선화랑]

3년사이 정 작가의 작품은 표현은 더욱 풍부해지고, 포용력은 깊어졌다. 작가는 “판자촌 풍경과 기억에 관한 작업을 계속 해 왔는데, 이제서야 표현이 자유로워졌다”고 설명했다.

한지를 캔버스에 구겨 지붕, 길, 가로등, 벽, 계단, 굴뚝, 나무를 만들고 그 위에 채색하는 파피에콜레(papier colle)기법은 여전하지만 색감과 구도와 상황들이 더욱 다양해졌다. 노란 가로등 빛에 비춰 끝없이 펼쳐지는 집들, 그 사이사이 자리한 골목과 계단, 녹슨 양철 대문과 지붕을 덮은 천막은 어디선가 본 듯한 고향의 풍경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따뜻한 위로가 고요한 하늘위로 퍼진다.

이 위로는 비단 한국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 작가의 작품은 룩셈부르크등 해외 콜렉터에게도 인기가 있다는게 선화랑의 설명이다. 소외되고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인 셈이다.

작가는 “소외된 것들과 잊혀진 것들을 끄집어내 그것을 파라다이스로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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